
중국은 우리를 어떻게 적었나
우리 손으로 쓴 가장 오래된 역사책은 1145년에 나왔다. 그 책이 다루는 시대는 기원전이다. 그 천 년의 빈자리를 메우는 것이 남의 기록이다 — 어떤 책들이 있고, 그 책들이 우리를 어떻게 적었으며, 왜 그렇게 적었는가
중국 사서 계보도한눈에 보는 서른한 권
스물아홉 편은 결국 이 서른 권 남짓을 읽는 일이다. 가로는 그 책을 엮은 나라와 시대이고, 세로는 책의 성격이다. 선은 어느 책이 어느 책을 바탕으로 썼는지를 가리킨다. 같은 문장이 여러 책에 나올 때 근거가 여럿인지 하나가 옮겨진 것인지는 이 선을 보면 갈린다. 마디를 누르면 그 책을 다룬 편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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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다 어떤 책이고 어느 편에서 읽나
한기원전 1세기 ~ 1세기
- 사기史記문헌 — 앞선 책을 다시 쓴 것
우리가 중국 사서에 처음 등장하는 자리는 전쟁이다. 위만조선이 무너지기까지를 적었다.
읽기사기와 한서
- 한서漢書문헌 — 앞선 책을 다시 쓴 것
자주 인용되는 범금 기사는 열전이 아니라 지리지에 있다. 법조문이 여덟에서 예순으로 늘었다는 대목까지 적혀 있다.
읽기사기와 한서
- 설문해자說文解字문헌 — 앞선 책을 다시 쓴 것
동이를 큰 활 쓰는 사람으로 푼 그 유명한 풀이가 나온 곳. 삼천 년 된 정의가 아니라 한나라 사람의 해석이다.
읽기동이라는 말
- 관자 · 산해경管子 · 山海經문헌 — 앞선 책을 다시 쓴 것
사기보다 이른 문헌이지만 성립 시기와 지금 전하는 텍스트의 연대가 서로 달라 성격이 다르다.
읽기사기와 한서
위 · 서진3세기
- 삼국지三國志원정 — 군대가 지나가며 본 것
우리가 고대사 책에서 읽는 생활상의 거의 전부가 이 한 편에서 나왔다. 244년 고구려 원정의 부산물이다.
- 위략魏略문헌 — 앞선 책을 다시 쓴 것
배송지가 삼국지에 주를 달며 인용해 둔 덕분에 다섯 달 상과 순백의 상복 같은 대목이 살아남았다.
읽기혼인과 장례
남조 (송 · 제)5 ~ 6세기
- 후한서後漢書문헌 — 앞선 책을 다시 쓴 것
더 이른 시대를 더 늦게 쓴 책. 삼국지의 뼈대를 가져오되 베낀 것이 아니라 다시 썼다.
읽기후한서 동이열전
- 송서宋書사신 — 찾아온 사신이 들려준 말
백제 요서 기사와 작호 기사가 실린 책. 백제와 왜가 같은 장부의 같은 줄에 놓여 있다.
- 남제서南齊書사신 — 찾아온 사신이 들려준 말
송서와 비슷한 백제 서술이 다시 나온다. 확인인지 옮김인지를 따져야 하는 자리.
읽기남조의 기록
북조 (북제)6세기
- 위서魏書우리 쪽 — 우리가 써서 보낸 문서
472년 개로왕이 북위에 올린 표문이 통째로 실렸다. 우리 쪽이 쓴 글이 처음 온전히 남은 자리다.
당7 ~ 8세기
- 양서梁書사신 — 찾아온 사신이 들려준 말
신라가 중국 정사에서 처음으로 독립된 열전을 얻는다. 521년에 백제를 따라온 사신이 계기였다.
읽기남조의 기록
- 주서周書국경 — 맞닿아 지낸 사이
북조 계통의 고구려·백제 기록. 관제와 옷 대목이 다른 사서와 어긋나는 자리를 짚어 준다.
- 수서隋書국경 — 맞닿아 지낸 사이
오래 싸운 상대를 적은 기록. 앞선 사서보다 사정을 잘 아는 대신 형용사가 기운다.
읽기수서와 두 당서
- 진서晉書문헌 — 앞선 책을 다시 쓴 것
양서 이전에 신라 쪽 사정이 조각으로 비치는 자리.
읽기남조의 기록
- 남사南史문헌 — 앞선 책을 다시 쓴 것
남조의 여러 사서를 하나로 다시 묶은 책. 여기 나온다고 해서 따로 확인된 것이 아니다.
읽기베끼기의 계보
- 북사北史문헌 — 앞선 책을 다시 쓴 것
북조 쪽 재편집본. 남사와 짝이다. 근거의 개수를 셀 때 반드시 걸러야 하는 책.
읽기베끼기의 계보
- 한원翰苑문헌 — 앞선 책을 다시 쓴 것
집안 아이들 글공부 교재가 천삼백 년을 건너 사료가 됐다. 값은 본문이 아니라 주석에 있다.
읽기정사 밖의 책들
- 통전通典문헌 — 앞선 책을 다시 쓴 것
제도를 중심으로 정리한 책. 관제와 세금을 볼 때 참고가 된다.
읽기정사 밖의 책들
- 고려기高麗記정탐 — 사신으로 갔으나 실은 살피러 간 것
사신이라 했지만 실상은 정탐이었고, 4년 뒤 당 태종이 고구려를 친다. 원본은 없다.
읽기정사 밖의 책들
- 수동번풍속기隋東蕃風俗記문헌 — 앞선 책을 다시 쓴 것
신라가 본래 백제에 붙어 있었다는 대목이 여기서 나온다.
읽기정사 밖의 책들
- 괄지지括地志문헌 — 앞선 책을 다시 쓴 것
당나라 지리서. 지금은 전하지 않고 인용으로만 남았다.
읽기정사 밖의 책들
오대 · 북송10 ~ 12세기
- 구당서舊唐書국경 — 맞닿아 지낸 사이
연개소문의 성 연(淵)을 천(泉)으로 바꿔 적은 책. 당 고조의 이름을 피한 것이다.
읽기수서와 두 당서
- 신당서新唐書문헌 — 앞선 책을 다시 쓴 것
구당서를 그대로 두지 않고 다시 썼다. 나중에 나왔다고 더 정확한 것은 아니다.
읽기수서와 두 당서
- 자치통감資治通鑑문헌 — 앞선 책을 다시 쓴 것
해마다 순서대로 적어서, 여러 해에 걸친 일이 몇 년에 있었는지를 따질 때 정사보다 분명하다.
읽기정사 밖의 책들
- 책부원귀冊府元龜문헌 — 앞선 책을 다시 쓴 것
읽기에 재미는 없지만, 정사가 문장을 다듬으며 잘라낸 대목이 원래 형태에 가깝게 남아 있곤 하다.
읽기정사 밖의 책들
- 고려도경高麗圖經견문 — 직접 가서 본 것
한 달 남짓 머물며 허락된 외출 대여섯 번으로 한 나라를 적었다. 그림은 전란에 사라졌다.
- 삼국사기三國史記문헌 — 앞선 책을 다시 쓴 것
위서에 실린 개로왕 표문도, 당서가 그린 연개소문의 얼굴도 이 책을 거쳐 우리에게 왔다.
원 · 명 · 청14 ~ 20세기
- 송사宋史문헌 — 앞선 책을 다시 쓴 것
동이전이 여럿이던 지면이 나라 하나로 줄어든다. 편이 실린 자리의 이름은 외국전이다.
- 원사元史문헌 — 앞선 책을 다시 쓴 것
서둘러 엮어 성글기로 이름난 책. 자리 이름이 외국에서 외이로 바뀐다.
- 명사明史문헌 — 앞선 책을 다시 쓴 것
오래 공을 들여 완성해 짜임이 촘촘하다.
- 청사고淸史稿문헌 — 앞선 책을 다시 쓴 것
정사로 확정되지 않아 원고를 뜻하는 고(稿) 자가 붙었다. 자리 이름은 끝내 속국전이 된다.
글 목록 (29편)
1부 · 책들어떤 책이 있고, 누가 왜 썼나
- 중국은 우리를 어떻게 적었나 — 왜 남이 적은 기록으로 우리를 보는가삼국사기
- 사기와 한서 — 전쟁으로 시작된 기록, 그리고 예순 개로 늘어난 법사기, 한서, 관자 · 산해경
- 삼국지 위서 동이전 — 침공의 부산물로 남은 민족지삼국지
- 후한서 동이열전 — 더 이른 시대를 더 늦게 쓴 책후한서
- 남조의 기록 — 바다 건너온 사신이 하고 싶었던 말송서, 남제서, 양서 외 1
- 위서와 북조의 기록 — 우리 쪽이 쓴 글이 처음 통째로 남은 자리위서, 주서
- 수서와 두 당서 — 적이 된 뒤에 달라진 문장, 그리고 바뀐 이름수서, 구당서, 신당서
- 정사 밖의 책들 — 아이들 교재 한 권이 사료가 되기까지한원, 통전, 고려기 외 4
- 하나의 나라가 된 뒤 — 그리고 한 달 동안 대여섯 번 나가 본 사람고려도경, 송사, 원사 외 2
2부 · 주제같은 항목을 여러 사서에서 뽑아 나란히 놓는다
- 생김새와 옷 — 흰옷 기록에는 조건이 붙어 있다삼국지, 수서
- 혼인과 장례 — 무엇을 보았는가, 그리고 무엇에 견주었는가삼국지, 위략
- 술과 노래와 춤 — 영고·동맹·무천, 그리고 틀에서 삐져나온 문장들삼국지
- 농사와 물산 — 팔 것이 있던 나라, 가져와야 했던 나라삼국지
- 관제와 신분 — 가축 이름의 벼슬, 그리고 화석처럼 남은 우리말삼국지, 양서
- 성과 집 — 둥근 성책, 부경, 그리고 무덤처럼 생긴 집삼국지
- 전쟁하는 법 — 소 발굽으로 치는 점, 그리고 뛰는 것 같은 걸음삼국지
3부 · 시선기록이 아니라 기록하는 방식을 읽는다
- 동이라는 말 — 남이 만든 칸에 담긴 내 물건설문해자, 삼국지
- 조공과 책봉이라는 문법 — 누가 먼저 제안했고, 그 칭호는 어디서 쓰였나
- 정해진 순서 — 위치, 규모, 풍속, 관제, 물산. 왜 늘 이 차례인가삼국지
- 베끼기의 계보 — 사료의 개수가 아니라 계통의 개수를 세라남사, 북사
- 안 적힌 것들 — 빈칸의 모양이 그리는 관심 지도
- 중국인이 우리를 칭찬할 때 — 군자가 죽지 않는 나라라는 말후한서
- 왜라는 이웃 — 중국 사서가 그린 관계망삼국지
4부 · 부딪히는 자리우리 기록과 어긋나거나 오래 논쟁이 된 대목
- 삼국사기 초기 기록과 어긋날 때 — 어느 쪽이 옳은가보다 먼저 물을 것삼국사기
- 광개토왕비와 중국 기록 — 서쪽 전쟁은 적히고 남쪽 전쟁은 안 적혔다
- 낙랑군은 어디 있었나 — 사료만으로는 왜 결론이 안 나는가
- 송서의 작호 기사 — 요청서인가 승인서인가송서
- 환단고기가 인용하는 중국 사서 — 인용을 점검하는 다섯 도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