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별곡 — 대동강의 이별
서경(평양) 대동강을 무대로 한 이별 노래로 『악장가사』·『대악후보』·『시용향악보』에 전한다. 「가시리」의 화자가 붙잡고 싶어도 참고 보낸다면, 이 노래의 화자는 참지 않는다. 1연에서 평생 살아온 서경도 길쌈하던 생업도 버리고 \"사랑만 해주신다면 울면서 따라가겠다\"고 한다. 3연이 압권이다 — 임이 배를 타고 떠나자 임을 원망하는 대신 사공에게 화를 낸다. \"대동강 넓은 줄 몰라서 배를 내어놓았느냐 사공아 / 네 아내가 바람난 줄도 모르고 남의 배에 내 임을 태웠느냐.\" 애먼 사공에게, 그것도 그 아내의 정절까지 걸고넘어지는 이 대목은 슬픔이 논리를 잃고 엉뚱한 곳으로 튀는 실제 감정의 작동 방식을 보여준다. 다만 구조에 문제가 있다 — 연마다 화자의 태도가 일관되지 않고, 특히 2연 \"구슬이 바위에 떨어진들 끈이야 끊어지겠습니까\"는 다른 속요 「정석가」의 마지막 연과 사설이 정확히 일치한다(이제현이 한시로 옮기기도 했다). 당시 유행하던 관용적 사설이 여러 노래에 공통으로 들어갔다는 설명과, 조선시대 궁중 속악으로 개편되며 연이 추가·삭제됐다는 설명이 함께 제기된다. 성종 때 남녀상열지사로 지목돼 산제 대상으로 거론됐으나 원문은 『악장가사』에 남았다. 같은 강 같은 이별을 노래한 정지상의 한시 「송인」, 그리고 평양 일대가 무대로 추정되는 「공무도하가」와 겹쳐 읽을 만하다.
참고 자료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속요
- 악장가사
- 대악후보
- 시용향악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