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건릉 (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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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건릉, 가는 길에 듣는 해설입니다.
융건릉은 아버지와 아들이 나란히 잠든 곳입니다. 아버지는 사도세자, 아들은 조선의 스물두 번째 임금 정조입니다.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의 능이 융릉, 정조와 효의왕후의 능이 건릉입니다.
사도세자는 영조의 아들이었지만 왕이 되지 못했습니다. 아버지 영조의 명으로 쌀을 담는 나무 궤짝, 뒤주에 갇혔다가 여드레 만에 숨을 거두었습니다. 그때 정조는 어린 소년이었습니다. 할아버지가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던 것이지요. 그 기억은 평생 정조를 따라다녔습니다.
정조는 왕위에 오른 날, 신하들 앞에서 자신이 사도세자의 아들이라고 밝혔다고 전해집니다. 그리고 양주에 있던 아버지의 무덤을 이곳 화성으로 옮기고, 정성을 다해 꾸몄습니다. 가까이에 수원 화성을 쌓은 것도 아버지 곁에 있고 싶어서였다는 이야기가 전합니다. 정조는 아버지 곁에 묻어 달라는 뜻을 남겼고, 그 뜻대로 이곳에 묻혔습니다. 아버지를 그리워한 아들이 끝내 아버지 곁에 잠든 것이지요.
도착하시면 주차장 쪽에서 융릉으로 먼저 가세요. 이곳에서 꼭 볼 것은 융릉의 봉분을 두른 병풍석입니다. 연꽃 무늬를 새긴 돌판인데, 이때 새로 만든 석물 양식이 뒤의 왕릉들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왕이 되지 못한 아버지를 위해, 아들이 왕릉 못지않게 정성을 들인 흔적입니다. 봉분 가까이는 들어갈 수 없으니 정자각 앞에서 올려다보세요.
그다음 숲길을 따라 건릉으로 넘어가면 됩니다. 평탄한 흙길이라 걷기 좋고, 가을 단풍이 특히 아름답습니다. 숲길을 여는 철은 정해져 있으니 화면의 카드에서 확인해 주세요. 재실 마당에서는 커다란 개비자나무도 찾아보세요. 우리나라 개비자나무 가운데 가장 큰 나무로, 천연기념물입니다.
가까이에는 정조가 아버지의 명복을 빌려고 세운 절, 용주사가 있습니다. 시간이 되면 함께 들러 보세요. 아들의 그리움이 한 바퀴 이어지는 길입니다.
- 융릉 (사도세자·혜경궁) — 아들 정조가 옮겨 모신 아버지의 능. 연꽃무늬 병풍석과 새 양식의 석물이 뒤의 왕릉들에 영향을 줬다
- 건릉 (정조·효의왕후) — 아버지 곁에 묻어 달라는 정조의 뜻에 따라 이곳에 묻혔다
- 융릉~건릉 숲길 — 약 3.7km 평탄한 흙길. 봄·가을에 연다
- 개비자나무 — 재실 마당의 천연기념물. 국내 개비자나무 가운데 가장 크다
월요일 휴관 · 1,000원 · 화성시민 50% · 매주 수요일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