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릉과 강릉 (조선왕릉전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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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릉과 강릉, 가는 길에 듣는 해설입니다.
태릉은 한 왕비가 혼자 잠든 능입니다. 그런데 웬만한 왕의 능보다 크고 당당합니다. 주인은 중종의 왕비, 문정왕후입니다. 바로 곁의 강릉에는 그 아들 명종과 왕비 인순왕후가 잠들어 있습니다.
문정왕후는 조선에서 손꼽히는 힘센 왕비였습니다. 아들 명종이 어린 나이에 왕이 되자, 발을 드리우고 그 뒤에 앉아 대신 나라를 다스렸습니다. 이것을 수렴청정이라고 합니다.
문정왕후는 죽어서 남편 중종 곁에 묻히고 싶어 했습니다. 그래서 중종의 능을 지금의 강남, 선정릉 자리로 옮기기까지 했지요. 하지만 그 자리가 자주 물에 잠겨, 결국 이곳에 혼자 묻혔습니다. 남편 곁에는 가지 못했지만, 살아서 휘두른 권력은 무덤의 크기로 남았습니다. 아들 명종은 어머니가 숨지고 두 해 뒤 세상을 떠나 어머니 곁에 묻혔습니다.
도착하시면 먼저 입구의 조선왕릉전시관에 들러 보세요. 왕이 세상을 떠나면 어떤 절차로 장례를 치르는지, 왕릉은 어떻게 짓는지를 모형과 기록으로 보여 줍니다. 왕릉 답사가 처음이라면 이곳이 가장 좋은 출발점입니다.
그다음 태릉으로 가서 봉분 앞에 선 돌사람들을 보세요. 이곳에서 꼭 볼 것이 바로 이 석상입니다. 붓을 든 문신과 칼을 든 무신을 돌로 깎은 문무석인인데, 키가 삼 미터가 넘어 어른 키의 두 배 가까이 됩니다. 봉분 둘레에는 병풍석과 돌난간까지 다 갖췄습니다. 왕비 한 사람을 위해 이만큼 꾸몄다는 것이 놀랍지요.
봄과 가을에는 태릉에서 강릉까지 숲길을 엽니다. 이 길을 따라 걸으면 어머니의 능에서 아들의 능으로 건너가게 됩니다. 강릉은 봉분 둘을 나란히 둔 쌍릉입니다. 숲길이 열리는 때는 해마다 다르니 화면의 카드에서 확인해 주세요.
어머니와 아들이 숲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잠든 곳입니다. 권력을 쥐었던 어머니와 그 그늘에 있던 아들을 떠올리며 천천히 걸어 보세요.
- 조선왕릉전시관 — 왕의 장례 절차와 왕릉을 짓는 과정을 모형과 의궤로 보여준다. 왕릉 답사를 처음 한다면 여기부터
- 태릉 (문정왕후) — 병풍석과 난간석을 다 갖췄고, 문무석인이 3m가 넘는다. 왕비 혼자의 능인데 왕의 능만큼 크다
- 강릉 (명종·인순왕후) — 태릉 동쪽, 봉분 둘을 나란히 둔 쌍릉
- 태릉~강릉 숲길 — 약 1.8km. 평소엔 닫혀 있고 봄·가을에만 연다
월요일 휴관 · 1,000원 한 장으로 태릉·강릉·전시관 · 매주 수요일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