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화가와 해가 — 수로부인 설화
『삼국유사』 권2 수로부인조에 실린 두 노래의 무대다. 성덕왕 때 순정공이 강릉 태수로 부임하던 길, 천 길 벼랑 위에 핀 철쭉을 부인 수로가 원하자 아무도 나서지 못했는데 암소를 끌고 지나던 노인이 올라가 꺾어 바치며 「헌화가」를 지었다. \"자줏빛 바위 가에 잡고 있는 암소 놓게 하시고 / 나를 부끄러워하지 않으신다면 꽃을 꺾어 바치오리다\" — 네 줄 한가운데 놓인 조건절에 신분 격차가 통째로 들어 있다. 청을 들어주는 쪽이 오히려 조건을 다는 구조다. 견우노옹의 정체는 선승·농민·신적 인물로 견해가 갈린다. 이틀 뒤 임해정에서는 바다의 용이 부인을 끌고 들어가자, 한 노인의 말에 따라 백성을 모아 막대로 언덕을 치며 「해가(海歌)」를 불러 되찾았다고 한다. \"거북아 거북아 수로를 내놓아라 / 네 만일 내놓지 않으면 그물로 잡아 구워 먹으리라\" — 서기 42년 김해 구지봉의 「구지가」와 구조가 판박이여서, 하나의 주술 양식이 700년을 건너 전승됐음을 보여준다. 공교롭게 구출 대상이 수로부인(水路)이고 가야 시조가 수로왕(首露)으로 음이 같다. 『삼국유사』는 수로부인이 빼어난 미모로 깊은 산과 큰 못을 지날 때마다 여러 번 신물에게 붙들렸다고 적어, 그를 무녀나 신적 존재로 읽는 해석도 있다.
관련 인물
참고 자료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향가
- 삼국유사 권2 수로부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