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창제와 국문 문학의 시작 — 용비어천가

1447년 5월 · 경복궁(한양)

훈민정음 창제(1443) 후 새 문자를 시험할 과제로 택한 것이 왕조 창업 서사시였다. 1442년부터 자료를 모아 1445년(세종 27) 권제·정인지·안지 등이 125장의 한글 가사와 한역시를 지어 바쳤고, 성삼문·박팽년·이개가 주석을, 정인지가 서문을, 최항이 발문을 붙여 1447년 10권 5책으로 간행됐다. 제목은 \"용이 날아올라 하늘을 다스린다\"는 뜻이며, 여섯 용은 목조·익조·도조·환조·태조·태종 6대를 가리킨다. 훈민정음으로 쓰인 최초의 문헌이자 한글로 엮인 최초의 작품·책이고, 본문과 한시가 반포 1년 전인 1445년에 완성됐으므로 반포 이전에 지어진 유일한 한글 작품이기도 하다. 제2장 \"불휘 기픈 남ᄀᆞᆫ ᄇᆞᄅᆞ매 아니 뮐ᄊᆡ 곶 됴코 여름 하ᄂᆞ니 / ᄉᆡ미 기픈 므른 ᄀᆞᄆᆞ래 아니 그츨ᄊᆡ 내히 이러 바ᄅᆞ래 가ᄂᆞ니\"는 순우리말로만 이루어져 한글 문장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내용은 조선 건국의 유래가 오래됐음과 조상들의 성덕을 찬송하고 태조의 창업이 천명임을 밝히는 것인데, 110~125장은 후대 왕들을 경계하는 내용이며 마지막 125장에 \"경천근민(敬天勤民)\" — 하늘을 공경하고 백성에 부지런하라는 당부가 들어 있다. 찬양가이면서 동시에 왕에게 조건을 거는 경계서라는 이중성이 이 작품의 성격이다. 각 장은 2행 4구가 원칙이나 1장은 3구, 125장은 9구다. 초간본은 활자본으로 추정되나 전하지 않고 현전 판본은 모두 목판 중간본이며, 옛 판본에 125장이 123장으로 적혀 있어 본디 123장이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관련 인물

참고 자료

이 사건을 지도에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