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춘곡 — 가사문학과 강호가도의 시작
정극인(1401~1481)이 단종 폐위 후 벼슬을 버리고 고향 태인(지금의 전북 정읍)에 내려가 만년에 지은 가사로, 문집 『불우헌집』에 전한다. 2음보 1구로 79구이며 3·4조와 4·4조가 주조를 이룬다. \"홍진에 뭇친 분네 이 내 생애 엇더ᄒᆞᆫ고\"로 시작해 속세 사람들에게 자기 삶이 어떠냐고 묻는데, 「한림별곡」이 가진 것을 자랑했다면 이 노래는 버린 것을 자랑한다. 서사·춘경·상춘·결사 4단 구성으로, 풍월주인(風月主人)을 자처하며 봄 경치를 완상하고 산수를 구경하며 술에 취했다가 안빈낙도로 닫는다. 4음보가 길게 이어지다 마지막을 시조 종장 형식으로 마감하는 가사의 전형을 보여준다. 다만 두 겹의 논쟁이 있다. 첫째는 최초 문제 — 조선 초 발생설은 이 작품을 최초의 가사로 보지만, 이두문 「승원가」와 신득청 「역대전리가」가 발굴되고 나옹화상의 작품이 여럿인 것으로 밝혀지며 가사 발생을 고려 말로 보는 견해가 힘을 얻어, 「서왕가」를 최초로 보는 입장이 맞선다. 둘째는 저자 문제 — 『불우헌집』이 정조 10년(1786) 후손 정효목에 의해 간행됐고 표기가 15세기 어형이 아니라 후대 어형(\"이웃\"을 \"니웃\"으로 과도 교정, \"디다·엇디\"를 구개음화 이후 \"지다·엇지\"로 표기)이라는 점이 지적된다. 다만 3·4조 음수율, 『불우헌집』 체재의 신빙성, 다른 시문과의 조응성을 들어 정극인 저작설도 유지되며, 후대 어형은 오래 전승되다 조선 후기에 채록된 결과로 설명된다. 송순 「면앙정가」, 정철 「성산별곡」으로 이어지는 강호가도의 출발점이다.
관련 인물
참고 자료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상춘곡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가사
- 불우헌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