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동 공영주차장 (월명동 근대문화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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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명동 근대문화거리, 가는 길에 듣는 해설입니다.
부두와 은행이 항구의 근대였다면, 이곳은 사람이 살던 근대입니다. 조계 안쪽으로 일본인 주택가가 들어서고, 절이 세워지고, 그들을 위한 가게가 늘어섰던 동네이지요. 골목이 좁으니 영화동 공영주차장에 차를 두고 걸어서 둘러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주차장에서 몇 걸음만 가면 이 층 벽돌 건물이 하나 나옵니다. 옛 조선식량영단 군산출장소입니다. 조선식량영단은 전쟁이 한창이던 때 일제가 쌀을 거두어들이고 나눠 주는 일을 통제하려고 세운 기관입니다. 그 출장소가 군산에까지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이 도시가 무엇을 위해 만들어졌는지 짐작이 가지요. 여름밤 국가유산 야행이 열리면 이 건물이 주 무대가 됩니다. 평소에는 겉모습만 볼 수 있지만, 야행 때는 건물 안이 열리기도 합니다. 다만 그 기간에는 원도심 주차가 무척 어려우니 대중교통이 낫습니다.
남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초원사진관이 나옵니다. 영화 팔월의 크리스마스를 찍은 곳입니다. 근대유산은 아니지만 잠시 숨을 돌리기 좋은 중간 지점입니다.
더 걸으면 신흥동 일본식 가옥이 있습니다. 옷감 장사를 하던 히로쓰라는 일본인의 집입니다. 그 시절 부유한 사람들이 어떤 집에 살았는지 구조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다만 안을 볼 수 없는 날이 많으니, 이 집 하나만 보러 오시기보다는 걷는 길에 들르는 곳으로 여겨 주세요.
이 길에서 꼭 보셔야 할 곳은 마지막의 동국사입니다. 우리나라에 남은 단 하나의 일본식 절 건물입니다. 대웅전 지붕을 올려다보세요. 경사가 가파르게 떨어지고 처마가 곧게 뻗어 있습니다. 우리 절의 부드럽게 휘어 오른 지붕을 떠올리며 견주어 보면 차이가 금방 느껴집니다.
동국사까지 내려갔다 돌아오면 사십 분쯤 걷게 되고, 오르막도 섞여 있습니다. 편한 신발이면 충분합니다. 담장 너머 오래된 집들을 천천히 보면서, 백 년 전 이 골목의 아침을 그려 보세요.
- 구 조선식량영단 군산출장소 — 1938년 건립. 조선식량영단은 전시체제기 일제가 쌀을 강제 공출하고 배급을 통제하려 세운 기관이다. 국가유산 야행의 주 행사장이기도 하다. 주차장에서 도보 2분
- 초원사진관 —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 근대유산은 아니지만 월명동 도보 답사의 중간 기점으로 쓰기 좋다
- 신흥동 일본식 가옥 (히로쓰 가옥) — 국가등록문화유산. 포목상 히로쓰의 집으로, 일제강점기 부유층 주택 구조가 그대로 남았다. 내부 관람은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 동국사 — 1913년 창건. 한국에 남은 유일한 일본식 사찰 건축이다. 대웅전 지붕의 급한 경사와 처마가 조선 절과 확연히 다르다
- 이성당 — 1945년 이후 이어진 국내 최고령 빵집. 건물은 새로 지어졌다
신흥동 일본식 가옥 — 화~일 10:00~17:00 · 월요일 휴관 · 무료 (사정에 따라 장기 휴관하는 때가 있다)
동국사 — 상시 개방 · 무료
월명동은 오르막이 섞인 골목길이다. 동국사까지 내려갔다가 주차장으로 돌아오려면 왕복 40분 정도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