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전, 극락전, 관음전, 명부전, 삼성각. 절 건물 이름은 아무렇게나 붙인 것이 아닙니다. 끝 글자가 그 집의 급을 말하고(전은 부처, 각은 그 아래 신, 당은 사람), 앞 글자가 누구를 모셨는지를 말합니다. 그러니 이름만 읽어도 그 절이 무엇을 빌던 절인지가 보입니다.
아래 그림은 절 한 채를 위에서 내려다본 것입니다. 한 절에 이 건물이 다 있는 것은 아닙니다 — 있을 수 있는 건물을 한 자리에 모아 그린 "합쳐 그린 절"이고, 배치는 조선 산지 가람의 일반형을 따랐습니다. 건물을 누르면 누구의 집인지, 이름이 무슨 뜻인지, 어느 절의 것이 문화재인지 나옵니다. 신앙이 아니라 문화재의 눈으로 봅니다 — 우리나라 목조 문화재의 대부분은 절에 있습니다.
앞 글자가 누구인지를 말하고, 끝 글자가 그 집의 격을 말합니다. 같은 관세음보살을 모셔도 그 절의 중심이면 원통전, 곁채면 관음전, 아주 작으면 관음당이 됩니다.
부처는 깨달은 이, 보살은 깨달을 수 있는데도 사람들 곁에 남기로 한 이, 나한은 깨달은 제자, 그리고 산신·칠성·독성은 불교가 오기 전부터 이 땅에 있던 신입니다. 어떻게 알아보는지와 사람들이 무엇을 빌었는지를 함께 적었습니다.
절의 배치는 시대 표지입니다. 탑 하나면 백제, 탑 둘이면 통일신라, 산비탈을 따라 층층이 올라가면 선종이 들어온 뒤입니다. 그리고 지금 남은 절이 거의 다 산에 있는 것은 절이 산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조선이 절을 산으로 밀어 올렸기 때문입니다 — 이 이야기는 절 분포도에서 폐사지와 함께 지도로 봅니다.
어느 절에 가서 가장 큰 집의 현판을 읽어 보세요. 그 이름이 그 절을 세운 사람들이 무엇을 빌었는지를 말합니다.
절 맨 뒤 가장 높은 자리에 가장 작은 집이 있고, 거기에 이 땅의 옛 신이 앉아 있습니다. 불교는 산신을 쫓아내는 대신 뒤뜰에 방 한 칸을 내주었습니다. 그것은 너그러움이었을까요, 아니면 살아남기 위한 타협이었을까요?
그리고 당신이 자주 가는 절의 가장 큰 집은 무슨 이름인가요. 대웅전이라면 왜 대웅전이고, 극락전이라면 그 절을 세운 사람들은 무엇을 두려워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