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문화유산 순례 ③ 신라
992년 동안 도읍을 옮기지 않은 유일한 나라 — 경주 시내 전체가 통째로 유적인 신라의 흔적을 따라가는 답사 루트
타임라인 (12개 지점)
- 나정 — 박혁거세 건국 설화의 현장 (-69 · 경주 남산지구)
신라 건국 설화에서 박혁거세가 알에서 태어났다고 전해지는 우물터다. 발굴 조사에서 신라 초기의 대형 건물 유구가 확인돼, 실제로 이곳이 신라 왕실과 관련된 제사 시설이었을 가능성이 뒷받침됐다. 경주역사유적지구 남산지구에 포함된다.
- 포석정 — 천년 왕조의 마지막 잔치 (927 · 경주 남산지구)
구불구불한 물길에 술잔을 띄우던 유상곡수 시설로, 927년 견훤의 후백제군이 경주를 기습했을 때 경애왕이 이곳에서 연회를 즐기다 변을 당했다는 기록으로 유명하다. 신라 왕조의 화려함과 몰락을 동시에 상징하는 장소로 자주 언급된다. 경주역사유적지구 남산지구에 포함된다.
- 경주 남산 — 산 전체가 야외 불교 박물관 (700 · 경주 남산지구)
칠불암 마애석불, 용장사곡 석불좌상 등 37개에 이르는 불교 유적이 남산 곳곳에 흩어져 있다. 통일신라 시기 불교 신앙이 얼마나 깊숙이 생활 속에 자리했는지를 보여주는 곳으로, 등산로를 따라 걸으며 유적을 하나씩 마주치는 독특한 답사 경험을 할 수 있다.
- 경주 월성 — 천 년 왕조의 궁궐터 (101 · 경주 월성지구)
반달 모양이라 월성이라 불리는 이곳은 파사왕 때부터 신라가 멸망할 때까지 실질적인 왕궁으로 쓰였다. 오랫동안 터만 남아 있었지만, 2014년부터 이어진 발굴 조사로 왕궁의 규모와 구조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경주역사유적지구 월성지구의 중심 유적이다.
- 계림 — 김씨 왕가의 시조 탄생지 (65 · 경주 월성지구)
신라 김씨 왕가의 시조 김알지가 금궤에서 태어났다는 설화가 전하는 숲이다. 오래된 고목들이 우거진 이 숲은 지금도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며, 신라의 국호가 한때 "계림"으로 불릴 만큼 신라를 상징하는 장소였다. 경주역사유적지구 월성지구에 포함된다.
- 첨성대 —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대 (647 · 경주 월성지구)
선덕여왕 때 세운 첨성대는 동양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천문 관측 시설로 꼽힌다. 원통형 몸체에 362개의 화강암을 쌓아 만들었는데, 이 개수가 음력 한 해의 날짜 수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당시 천문·역법 지식의 수준을 짐작하게 한다. 경주역사유적지구 월성지구에 포함된다.
- 동궁과 월지(안압지) — 통일신라 왕실의 별궁 (674 · 경주 월성지구)
문무왕이 삼국통일을 기념해 만든 인공 연못과 별궁 터로, 조선시대에는 폐허가 된 연못에 기러기와 오리가 노닌다 하여 안압지라 불렸다. 1975년 발굴에서 금동판불·목간 등 3만 점에 가까운 유물이 나왔다. 야간 조명이 아름다워 오늘날 경주의 대표적인 야경 명소이기도 하다. 경주역사유적지구 월성지구에 포함된다.
- 대릉원 — 왕의 숫자보다 많은 금관이 나온 무덤들 (500 · 경주 대릉원지구)
신라 왕과 왕비, 귀족들의 무덤 수십 기가 모여 있는 고분군이다. 내부를 직접 들여다볼 수 있는 천마총, 부부를 함께 묻은 거대한 쌍분 황남대총 등이 있으며, 발굴 과정에서 금관·천마도 같은 신라를 대표하는 유물들이 다수 출토됐다. 경주역사유적지구 대릉원지구의 핵심이다.
- 분황사 모전석탑 —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신라 석탑 (634 · 경주 황룡사지구)
벽돌을 쌓은 것처럼 보이도록 돌을 다듬어 만든 모전석탑으로, 신라 석탑 중 현재까지 남아있는 것 가운데 가장 오래됐다. 바로 옆 황룡사는 몽골 침입 때 목탑이 불타 터만 남았지만, 분황사는 전란을 피해 지금까지 원형에 가까운 모습을 지키고 있다. 경주역사유적지구 황룡사지구에 포함된다.
- 명활산성 — 왕경을 지키던 방어선 (400 · 경주 산성지구)
경주 시내를 둘러싼 여러 산성 가운데 하나로, 왕경 방어 체계의 핵심 거점이었다. 다른 4개 지구가 경주 시내에 몰려 있는 것과 달리 산성지구는 다소 외곽에 있어, 시내권 답사를 마친 뒤 따로 시간을 내야 하는 곳이다. 경주역사유적지구 산성지구를 대표한다.
- 불국사·석굴암 — 통일신라 불교 예술의 정점 (751 · 토함산(경주))
다보탑·석가탑으로 유명한 불국사와, 화강암을 인공적으로 쌓아 완벽한 반구형을 만든 석굴암은 통일신라 불교 예술과 건축·수학 기술이 정점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경주역사유적지구와는 별개로 1995년 먼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 한국이 처음으로 등재한 세계유산 두 곳 중 하나다.
- 신라 유물은 어디서 볼 수 있나 (2026 · 국립경주박물관)
대릉원과 왕경 곳곳에서 출토된 금관·천마도·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 등 신라를 대표하는 유물 대부분이 국립경주박물관에 모여 있다. 유적이 도시 전체에 흩어져 있는 다른 나라들과 달리, 신라는 도읍을 한 번도 옮기지 않아 유적과 유물의 지리적 밀도가 가장 높다 — 경주 하나만 제대로 돌아도 신라 천 년을 거의 다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