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주와 권력
백백교에서 오늘의 정치화된 교회까지 — 종교를 내세운 범죄와 신격화된 권력의 90년
타임라인 (8개 지점)
- 백백교 — 수백 명을 암매장한 일제강점기의 사교 (1937 2월 · 경기 가평·양평 일대)
동학 계통 백도교에서 갈라진 백백교는 종말론으로 신도를 모았고, 재산 갈취와 조직적 살해를 저질렀다. 1937년 수사에서 전국 아지트의 암매장 시신 300여 구가 발굴됐고 희생자는 35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주 전용해는 도주 중 용문산에서 시신으로 발견됐고, 1940년 재판에서 간부 다수가 사형을 선고받았다.
- 오대양 — 공장 천장에서 발견된 32명 (1987 8월 29일 · 경기 용인)
외형상 번듯한 공예품 회사였던 오대양은 실은 대표 박순자를 지도자로 한 신앙 공동체였다. 고리 사채로 파탄에 이른 뒤 박순자와 신도들은 잠적했고, 며칠 뒤 공장 천장에서 3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검찰은 1987년과 1991년 재수사에서 모두 집단 자·타살로 결론지었다 — 지도자에 대한 절대적 믿음이 생존 본능마저 마비시킨 사건이다.
- 영생교와 아가동산 — 격리된 공동체의 그늘 (1996 · 경기 여주 일대)
"믿으면 죽지 않는다"던 영생교 교주 조희성은 정작 2004년 수감 중 사망했다. 아가동산은 폭행·학대 의혹으로 대대적 수사·재판을 거쳤으나 핵심 혐의 상당수에서 무죄가 선고돼 평가가 갈린다. 두 사건이 공통으로 드러낸 것은 "외부와 차단된 공동체"라는 구조의 위험 — 격리와 정보 차단이 피해를 키우는 공통 토양이다.
- 구원파와 세월호 — 종교와 기업이 뒤엉킬 때 (2014 7월 · 전남 순천)
세월호를 운영한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로 지목된 유병언은 종교와 기업이 뒤엉킨 구조의 정점에 있었다. 수사가 좁혀오자 잠적한 그는 2014년 순천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다만 구원파 계열이 오래 의심받은 오대양 사건과는 무관함이 검찰 수사로 공식 확인됐다 — 확인되지 않은 연결짓기 역시 또 다른 낙인임을 함께 기억할 대목이다.
- JMS 정명석 — 대법원이 확정한 교주의 성범죄 (2023 12월 · 충남 금산)
2009년 성폭행으로 징역 10년을 확정받고도 출소 후 범행을 반복한 JMS 교주 정명석은, 2025년 대법원에서 다시 징역 17년이 확정됐다. 재판부는 신도들이 교주를 메시아로 여긴 종교적 신격화 자체가 피해자를 항거불능 상태로 만든 범행 수단이었음을 인정했다 — 교주와 권력이라는 주제를 사법부가 가장 명확히 확인한 사례다.
- 신천지 — 코로나, 확정된 것과 안 된 것 (2020 2월 · 대구)
2020년 코로나19가 대구 신천지 교회를 중심으로 확산하며 이 단체가 전국적 주목을 받았다. 이만희 총회장의 방역방해(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는 2022년 대법원에서 무죄로 확정됐다 — 명단이 법상 역학조사 대상이 아니었다는 이유다. 다만 교단 자금 50여억 원 횡령 등은 유죄가 인정돼 징역 3년·집행유예 5년이 확정됐다. 확정된 사실(횡령)과 무죄가 난 혐의를 구분해 본다.
- 통일교 — 교세가 정치·자본과 결합할 때 (2022 · 서울)
문선명이 1954년 창시한 통일교는 세계적 교세와 방대한 사업체를 일군 거대 조직이라는 점에서 앞선 사건들과 다르다. 2022년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피격 이후 통일교-일본 정계 유착이 국제적 파문이 됐고, 한국에서도 정치권 인사와의 금품 의혹이 수사·재판 대상이 됐다. 다수가 진행 중이라 단정하지 않되, "신앙 조직이 자본·정치와 결합할 때 영향력이 국가 단위로 커진다"는 구조를 본다.
- 전광훈과 정치화된 교회 — 사적 착취를 넘어 광장으로 (2025 · 서울 성북)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사이비 교리가 아니라 "정치화된 교회·극우 동원"이라는 다른 층위의 사례다. 2018년 불법 선거운동으로 선거권이 박탈된 상태에서도 2021년 예배 중 특정 후보를 지지해 2025년 대법원에서 벌금 200만 원이 확정됐고, 코로나 집회 관련으로도 재판을 받아왔다. 신격화된 지도자의 지배력이 표(票)와 광장, 즉 공적 권력으로 뻗어갈 때 정교분리와 선거 공정성이 어떻게 시험받는가 — 이 루트의 종착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