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사기 열전에 실린 사람인데, 첫 문장부터 이렇다.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없다.
낭산 아래 살았고 집이 몹시 가난해 옷을 백 군데나 기워 입었다. 그 모습이 메추라기를 매달아 놓은 것 같았다. 그래서 사람들이 동쪽 마을의 백결선생이라 불렀다.
백결(百結)은 백 군데를 기웠다는 뜻이다. 이름이 아니라 별명이고, 별명의 근거가 가난이다.
거문고 하나
그는 일찍이 영계기라는 옛사람의 사람됨을 사모해 거문고를 지니고 다녔다. 기쁘거나 성나거나 슬프거나 즐겁거나, 마음에 편치 않은 일이 있으면 모두 거문고로 풀어냈다.
세밑이 되었다. 이웃 마을에서는 곡식을 방아에 찧는 소리가 났다.
아내가 그 소리를 듣고 말했다. 남들은 모두 곡식이 있어 방아를 찧는데 우리만 없으니 어떻게 해를 넘기겠습니까.
선생이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며 말했다. 무릇 죽고 사는 것은 명이 있고 부귀는 하늘에 달렸소. 오는 것을 막을 수 없고 가는 것을 좇을 수 없는데 그대는 어찌 마음 상해하시오. 내가 그대를 위해 방아 소리를 내어 위로하리다.
그리고 거문고를 뜯어 방아 찧는 소리를 냈다.
그 곡이 세상에 전해져 대악(碓樂)이라 불렸다. 대(碓)는 방아라는 뜻이다.
무엇이 남았나
이 사람에 대해 남은 것은 이것이 전부다. 언제 사람인지도 분명하지 않다. 자비왕 때 사람으로 보는 견해가 일반적이지만 확정된 것은 아니다.
대악이라는 곡도 전하지 않는다. 어떤 소리였는지 알 수 없다.
그런데 이 짧은 기록이 오래 살아남았다. 조선의 문인들이 이 사람을 자주 인용했고, 지금도 청빈을 말할 때 이름이 나온다.
다만 이 이야기를 청빈의 미담으로만 읽으면 놓치는 것이 있다. 이 장면에는 두 사람이 있다. 굶는 세밑에 남편이 거문고로 방아 소리를 내는 동안, 곡식이 없다고 말한 아내는 그 소리를 듣고 있었다.
삼국사기는 그 아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적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