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9년 청의 판도는 최대가 되었다. 준가르를 무너뜨리고 그 서쪽까지 병합한 결과이며, 새로 얻은 강역이라는 뜻의 이름이 이 땅에 붙는다.
준가르는 오이라트 계열이 세운 초원의 마지막 대제국이었다. 티베트 불교와 결합해 몽골 세계의 주도권을 놓고 청과 70년 넘게 다투었다. 초원 제국 편에서 흉노부터 이어진 계보의 마지막 자리에 이 세력이 있다.
정복 뒤 준가르 인구의 대부분이 사라졌다. 전투와 이어진 소탕, 그리고 뒤따른 역병이 겹친 결과였다. 학계 다수는 이를 절멸에 가까운 결과로 보며 제노사이드 개념으로 논의한다. 사망 규모는 사료마다 편차가 커서 단정할 수 없지만, 한 집단이 사실상 소멸했다는 사실은 다투어지지 않는다. 빈 초원에는 다른 지역에서 사람들이 옮겨 와 채웠다.
이 대목을 적는 이유가 있다. 지도에서 제국이 커지는 것을 볼 때 우리는 색이 넓어지는 것만 본다. 그 색이 덮은 자리에 무엇이 있었는지는 지도에 나타나지 않는다. 이 시리즈의 첫 번째 원칙 — 제국은 주인공이되 영웅이 아니다 — 이 가장 필요한 지점이 여기다.
같은 시기 다른 제국들도 비슷한 일을 했다. 오스만은 발칸에서, 무굴은 데칸에서, 러시아는 시베리아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확장했다. 청만 유별났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어느 쪽이든 최대 판도를 그린 지도 옆에 그 대가를 함께 적지 않으면 그 지도는 절반만 그린 것이다.
덧붙일 것이 있다. 이때 확정된 경계가 오늘의 국경으로 이어졌다. 20세기 초 새로 선 공화국은 청의 판도를 그대로 물려받겠다고 선언했고, 그 상속이 남긴 문제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제국이 가장 넓어진 순간을 우리는 무엇으로 기억해야 할까? 그 지도에 그려지지 않은 것들은 어디에 적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