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 읽는 사람과 쓰는 사람이 바뀌다

1728 · 한양(서울)

조선 후기 문학의 변화는 한마디로 요약된다. 읽는 사람과 쓰는 사람이 바뀌었다.

전기의 문학은 사대부의 것이었다. 「용비어천가」는 왕명으로 지었고, 시조와 가사는 벼슬을 하거나 벼슬에서 밀려난 양반이 지었다. 예외는 기녀뿐이었다.

후기에는 다르다. 중인 가객이 시조집을 엮고, 광대가 판소리를 부르고, 이름 없는 사람들이 소설을 베껴 읽는다. 세책점(貰冊店)에서 소설을 빌려주고, 방각본(坊刻本)이 상업적으로 인쇄되며, 전기수(傳奇叟)라는 이야기꾼이 거리에서 소설을 읽어준다. 문학이 상품이 된 것이다.

【무엇이 이 변화를 만들었나】 배경에는 사회 변동이 있다.

17세기 후반부터 상품화폐 경제가 발달하며 시장이 전국에 들어섰고 도시 인구가 늘었다. 부를 축적한 중인과 평민이 양반의 소양을 갖추려 했고, 백성의 살림집이 모인 여항(閭巷)을 중심으로 새로운 문화가 생겼다.

동시에 양난(임진왜란·병자호란) 이후 신분 질서가 흔들렸다. 공명첩으로 양반이 늘어나고 몰락 양반도 늘었다. 신분이 절대적이지 않다는 감각이 퍼지자, 그것을 다루는 문학이 나왔다. 「홍길동전」의 서얼 차별 고발, 「춘향전」의 기생 딸과 사또 아들의 결합, 박지원의 「양반전」이 모두 그 자리에서 나온다.

【네 갈래】 이 시대 문학은 크게 넷으로 나눌 수 있다.

사설시조는 시조의 형식을 깨뜨린 시조다. 초장·중장이 길게 늘어나며 수다스러워지고, 다루는 내용도 사랑과 일상과 풍자로 넓어진다. 작가층에 평민이 대거 참여했다.

판소리는 광대 한 사람이 고수의 북장단에 맞춰 몇 시간짜리 이야기를 노래로 풀어내는 공연이다. 문학이면서 음악이고 연극이다. 그리고 이것이 글로 정착하면 판소리계 소설이 된다.

국문소설은 「홍길동전」·「구운몽」·「사씨남정기」·「춘향전」 등이다. 한글로 쓰여 여성과 평민까지 독자층을 넓혔다.

한문단편은 박지원이 대표한다. 「양반전」·「허생전」·「호질」 같은 짧은 이야기로 사회를 풍자했다. 한문으로 썼지만 다루는 대상은 양반 사회 자체였다.

【가집의 시대】 시조 쪽에서 결정적인 사건은 1728년 김천택이 『청구영언』을 엮은 것이다.

김천택은 중인 가객이었다. 입에서 입으로 전하거나 개인 문집에 흩어져 있던 시조 580수를 모아 유별로 정리해 책으로 묶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가집이다. 「하여가」와 「단심가」를 비롯해 오늘날 우리가 아는 시조 대부분이 여기 실려 전한다.

이후 김수장의 『해동가요』(1755), 박효관·안민영의 『가곡원류』(1876)가 이어져 3대 가집으로 불린다. 18세기 중반부터 19세기 후반까지 우리말 노래책이 백 수십 종 쏟아졌는데, 대개 김천택이 잡은 체계를 따랐다.

주목할 점은 편찬자의 신분이다. 사대부가 아니라 중인 가객이 노래를 모으고 체계를 세웠다. 문학의 주도권이 옮겨가는 장면이다.

【이 시대의 그늘】 다만 낙관만 할 수는 없다.

첫째, 신분 질서를 다룬 작품들이 반드시 그것을 부정한 것은 아니다. 「춘향전」의 이본을 보면 후대로 갈수록 춘향의 열녀화가 강화되고, 신분 철폐라는 문제의식이 열(烈)이라는 유교 덕목으로 수렴된다. 향유층이 넓어질수록 오히려 보수적으로 다듬어진 것이다.

둘째, 소설은 오랫동안 천대받았다. 사대부에게 소설은 잡스러운 것이었고, 정조는 문체반정으로 박지원류의 문체를 문제 삼았다.

셋째, 작자를 알 수 없는 작품이 압도적으로 많다. 「춘향전」·「심청전」·「흥부전」 모두 작자 미상이고, 「홍길동전」의 저자조차 논쟁 중이다. 문학이 대중화된 대신 개인의 이름은 지워졌다.

【이 시리즈의 지도】 다섯 편을 다룬다. 사설시조와 『청구영언』(1728, 한양), 김만중의 「구운몽」·「사씨남정기」(1687~1692, 선천과 남해), 「홍길동전」과 저자 논쟁(허균, 강릉·한양), 판소리와 신재효(19세기, 고창), 박지원의 한문단편(18세기 후반, 연암협과 연행길).

한양의 가집에서 남해 유배지의 소설로, 고창의 판소리에서 연행길의 한문단편으로 — 조선 후기 문학이 어디서 만들어졌는지 지도 위에서 따라간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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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조선 후기 문학 시리즈의 한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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