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정의 죽음 — 서른일곱 해를 일한 사람

1595 12월 · 충청도 임천

그때 나라는: 노비는 사람이면서 재산이었다. 아프면 약을 주었지만 명을 거부하면 매를 들었고, 죽으면 관을 마련해 주는 것이 드문 대우였다. 이 사람은: 아내가 동료와 달아난 뒤 막정은 완전히 달라졌다. 일을 거부하고 도망갈 짐까지 꾸렸지만 병이 깊어 멀리 갈 수 없었고, 밥도 제대로 먹지 않았다. 그해 겨울 그는 세상을 떠났다. 오희문은 원망하면서도 서른일곱 해를 떠올렸다. 관을 마련해 묻고 제사까지 지내 주었다. 같은 사건이 세 사람에게 다르게 새겨졌다. 송노에게는 사랑, 막정에게는 삶의 붕괴, 오희문에게는 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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