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문과 수어장대 (남문주차장)
대본 보기
남문과 수어장대, 가는 길에 듣는 해설입니다.
남한산성의 남문은 네 성문 가운데 가장 크고, 옛 현판이 남아 있는 유일한 문입니다. 현판에는 지화문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지요. 병자호란 때 인조가 이 성에 들어올 때 지난 문이 바로 이 남문입니다.
남문에서 성벽을 따라 오르면 산성 서쪽 가장 높은 곳에 수어장대가 서 있습니다. 장대란 장수가 올라 군사를 지휘하던 높은 누각입니다. 병자호란 때 장수들은 여기서 성 밖을 에워싼 청나라 군대를 내려다보며 지휘했습니다. 성 안의 장대 가운데 지금까지 남은 것은 이 수어장대 하나뿐입니다.
수어장대에서 조금 내려가면 서문이 나옵니다. 사십칠 일을 버틴 인조가 항복하러 성을 나선 문입니다. 들어올 때는 큰 남문으로 왔지만, 나갈 때는 이 작은 서문을 지났습니다. 인조는 산을 내려가 한강 가의 삼전도에서 청나라 황제에게 무릎을 꿇었습니다. 세 번 절하고 아홉 번 머리를 조아렸다고 합니다. 조선의 임금이 겪은 가장 큰 굴욕으로 기억되는 장면입니다.
도착하시면 남문주차장에 차를 대고 남문부터 걸어 보세요. 남문에서 영춘정을 지나 수어장대까지 성벽을 따라 오르는 길은 일 킬로미터 남짓의 오르막입니다. 계단과 흙길이 섞여 있으니 걷기 편한 신발이 좋습니다. 비나 눈이 온 뒤에는 미끄러우니 조심하세요.
수어장대에 닿으면 두 층으로 올린 누각을 천천히 둘러보세요.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고 밖에서 봅니다. 처마의 화려한 단청도 눈여겨보시고요.
그리고 이곳에서 꼭 하실 일이 있습니다. 서문까지 십 분쯤 내려가, 문 옆에 서서 서울 쪽을 내려다보는 것입니다. 저 아래 송파 어딘가가 삼전도입니다. 인조가 걸어 내려간 그 길을 눈으로 따라가 보세요. 해 질 녘이면 서울 시내 위로 노을이 번져 더욱 마음이 머무는 자리입니다.
서문에서 산성로터리 쪽으로 내려오면 행궁과 이어집니다. 들어온 문과 나간 문, 그리고 그 사이의 사십칠 일. 성벽 길 하나에 한 나라의 겨울이 담겨 있습니다.
- 남문(지화문) — 네 성문 가운데 가장 크고, 옛 현판이 남은 유일한 문. 인조가 성에 들어올 때 이 문을 지났다
- 수어장대 — 산성 서쪽 꼭대기에서 군사를 지휘하던 2층 누각. 성 안 장대 가운데 지금까지 남은 것은 이 하나다
- 서문(우익문) — 인조가 항복하러 성을 나선 문. 수어장대에서 성벽을 따라 10분쯤 내려간다. 문 옆 전망대에서 서울이 내려다보인다
- 성곽길 — 남문에서 영춘정을 지나 수어장대까지 성벽을 따라 걷는 오르막. 1km 남짓이다
수어장대는 밖에서 둘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