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문화유산 순례 ④ 가야
하나의 나라가 아니라 대등한 소국들의 연맹 — 2023년 유네스코가 인정한 가야고분군 7곳을 찾아가는 답사 루트
타임라인 (8개 지점)
- 김해 대성동 고분군 — 금관가야의 심장부 (532 · 경남 김해시)
가야 연맹의 첫 맹주였던 금관가야 지배층의 무덤들이다. 풍부한 철 생산과 해상 교역으로 번영했던 금관가야의 국제적 위상을 보여주는 유물들이 다수 출토됐다. 532년 구형왕이 신라에 항복하며 나라는 사라졌지만, 그 후손이 훗날 삼국통일의 주역 김유신이라는 사실이 이 무덤들의 무게를 더한다.
- 함안 말이산 고분군 — 아라가야의 흔적 (400 · 경남 함안군)
가야 연맹의 한 축이었던 아라가야 지배층의 무덤이 능선을 따라 조밀하게 모여 있다. 능선 위에 줄지어 선 고분들의 풍경이 장관을 이뤄, 가야고분군 7곳 가운데서도 특히 상징적인 경관으로 꼽힌다.
-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 비화가야의 무덤 (500 · 경남 창녕군)
비화가야 지배층의 무덤이 모인 곳으로, 유네스코 등재 심사에서 고분군 사이를 가로지르는 도로가 유산에 영향을 준다는 지적을 받아 도로 이설이 검토되고 있다 — 세계유산이 된 뒤에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보존 과제를 보여주는 사례다.
- 고성 송학동 고분군 — 소가야의 흔적 (500 · 경남 고성군)
가야 연맹 남해안 쪽 소국이었던 소가야 지배층의 무덤이다. 바다에 가까운 입지는 소가야가 해상 교역에 기반한 세력이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 합천 옥전 고분군 — 다라국의 무덤 (500 · 경남 합천군)
문헌 기록이 많지 않은 가야 소국 다라국의 지배층 무덤으로 추정된다. 발굴에서 화려한 금동관과 철제 갑옷 등이 출토돼, 문헌에는 이름만 남은 작은 나라도 상당한 국력을 갖췄음을 보여준다.
- 고령 지산동 고분군 — 대가야의 마지막 무대 (562 · 경북 고령군)
5세기 후반 가야 연맹의 새로운 맹주로 떠오른 대가야 지배층의 무덤이다. 질 좋은 철산지를 바탕으로 한 정교한 금속공예품이 다수 출토됐다. 대가야 출신 우륵이 가야금을 만들어 신라에 전한 일화는, 562년 정치적으로 멸망한 뒤에도 가야 문화가 신라를 통해 이어졌음을 보여준다.
-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 — 가야 연맹의 서쪽 끝 (500 · 전북 남원시)
가야고분군 7곳 중 유일하게 전라북도에 있는 유적으로, 가야 연맹의 영향력이 오늘날 경상도 경계를 넘어 호남 동부까지 미쳤음을 보여준다. 대가야 양식 유물이 다수 출토돼 대가야와 밀접한 관계에 있던 소국의 무덤으로 추정된다.
- 가야 유물은 어디서 볼 수 있나 (2026 · 국립김해박물관)
가야 유물을 전문으로 다루는 국립김해박물관이 대성동 고분군 인근에 있어, 출토 현장과 전시를 함께 둘러볼 수 있다. 2025년에는 김해에 7개 고분군을 통합 관리하는 센터도 출범했다 — 흩어진 소국들의 연맹이었던 가야가, 세계유산이 되고 나서야 비로소 하나의 통합된 이름으로 관리되기 시작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