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문화유산 순례 ② 백제

오늘날 남아있는 유적들

한성에서 웅진, 사비까지 — 세 번 도읍을 옮기며 700년을 이어간 백제가 남긴 왕성·왕릉·사찰터를 찾아가는 답사 루트

타임라인 (13개 지점)

  1. 풍납토성 — 백제 첫 도읍 한성의 유력 후보지 (-18 · 서울 송파구)

    둘레 3.5km에 이르는 대형 토성으로, 백제 첫 도읍 한성의 왕성으로 가장 유력하게 꼽힌다. 발굴 조사에서 중국제 도자기 등 국제적 위상을 보여주는 유물이 다수 출토됐다. 도심 한복판에 있는 탓에 오랫동안 주거지와 겹쳐 있었고, 백제역사유적지구(웅진·사비 시기 중심)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 서울시가 한성백제 유적의 추가 세계유산 등재를 시도해왔지만 아직 진전은 없다.

  2. 몽촌토성 — 한성 시기 방어 거점 (-18 · 서울 송파구(올림픽공원 내))

    풍납토성과 함께 한성 시기 백제의 핵심 방어시설로 꼽히는 토성이다. 자연 지형을 활용한 방어 구조가 특징이며, 현재는 올림픽공원 안에 있어 시민들이 산책로로도 즐겨 찾는다 — 유적과 도심 공원이 공존하는 드문 사례다.

  3. 석촌동 고분군 — 한성 시기 왕족의 무덤 (-18 · 서울 송파구)

    고구려식 돌무지무덤(적석총)과 흙무지무덤이 함께 발견된 고분군으로, 백제 왕실이 고구려에서 남하한 계통이라는 건국 설화를 뒷받침하는 물증으로 자주 언급된다. 근초고왕 등 한성 시기 왕들의 무덤으로 추정되지만 확정된 것은 아니다.

  4. 공산성 — 웅진 시기 왕성 (475 · 충남 공주시)

    한성이 고구려에 함락된 뒤 급히 옮긴 새 수도 웅진(공주)의 왕성이다. 둘레 약 2.7km의 산성으로 석축과 토축이 함께 쓰였다. 201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백제역사유적지구"에 포함된 8개 유적 가운데 하나다.

  5. 무령왕릉 — 도굴되지 않은 유일한 백제 왕릉 (525 · 공주 송산리 고분군)

    1971년 우연히 발견될 때까지 단 한 번도 도굴되지 않아, 무덤 주인의 이름이 새겨진 지석과 함께 금제 관식·귀걸이 등 수천 점의 부장품이 고스란히 출토됐다. 삼국시대 왕릉 가운데 주인이 누구인지 명확히 밝혀진 몇 안 되는 사례로, 백제 문화의 국제성과 예술성을 보여주는 대표 유적이다. 공산성과 함께 백제역사유적지구에 포함됐다.

  6. 부소산성·관북리 유적 — 사비 시기 왕궁 (538 · 충남 부여군)

    성왕이 사비(부여)로 천도한 뒤 백제 멸망까지 120년 넘게 왕궁을 지킨 산성이다. 백마강과 부소산의 지형을 활용했으며, 660년 백제 멸망 당시 궁녀들이 뛰어내렸다는 전설이 전하는 낙화암도 이 안에 있다. 인근 관북리 유적에서는 왕궁 관련 건물터가 확인됐다. 두 곳 모두 백제역사유적지구에 포함됐다.

  7. 정림사지 — 사비 시기를 대표하는 사찰터 (600 · 충남 부여군)

    탑-금당-강당이 일직선으로 배치된 백제 전형적인 가람 구조가 남아 있는 절터로, 오층석탑이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다. 이 배치 양식은 이후 일본 사찰 건축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백제역사유적지구에 포함됐다.

  8. 부여 왕릉원(능산리 고분군) — 사비 시기 왕실 묘역 (567 · 충남 부여군)

    사비 시기 백제 왕과 왕족들의 무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인근에서 발굴된 백제 금동대향로(국보)는 백제 금속공예의 정수로 꼽힌다. 백제역사유적지구에 포함됐다.

  9. 부여 나성 — 사비 도성을 감싼 방어성곽 (538 · 충남 부여군)

    왕도 사비를 둘러싼 약 8km 길이의 방어 성곽으로, 내부에 왕궁·관청·민가·사찰이 모두 들어선 계획도시였음을 보여준다. 지금은 일부 구간만 발굴·복원돼 있다. 백제역사유적지구에 포함됐다.

  10. 왕궁리 유적 — 사비 후기, 익산으로 확장된 왕도 (600 · 전북 익산시)

    무왕 시기 왕궁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유적으로, 왕궁이 후대에 사찰로 바뀐 독특한 이력을 지녔다. 백제 후기 익산이 사비와 함께 또 하나의 중심지로 개발됐음을 보여준다. 백제역사유적지구에 포함됐다.

  11. 미륵사지 — 백제 최대의 사찰 (601 · 전북 익산시)

    무왕이 세운 백제 최대 사찰로, 가운데 목탑을 두고 좌우에 석탑을 배치한 독특한 1탑 3금당 구조를 지녔다. 현재 남은 미륵사지 석탑은 목탑 양식을 돌로 옮긴 한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큰 석탑이다. 백제역사유적지구에 포함됐다.

  12. 서산 마애삼존불 — 백제의 미소 (600 · 충남 서산시)

    절벽에 새긴 마애불로, 부드러운 미소가 인상적이라 "백제의 미소"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백제역사유적지구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국보로 지정돼 있으며 백제 불교 조각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13. 백제 유물은 어디서 볼 수 있나 (2026 · 국립공주박물관)

    무령왕릉에서 나온 금제 관식·귀걸이·지석 등 핵심 유물은 국립공주박물관에서 상설 전시 중이다. 부여 지역 출토품은 국립부여박물관(백제 금동대향로 포함)에, 익산 지역 출토품은 국립익산박물관에 나뉘어 있다 — 백제는 세 도읍을 거친 나라답게, 유물을 보려면 박물관도 세 곳을 돌아야 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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