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녀 — 남장을 하고 칼을 익혀 원수를 갚은 여종, 떠나기 전 한 번 쌍검을 추었다

1770 · 호남 · 전주 · 지리산

달밤 마당에서 남장을 하고 쌍검을 추는 여인, 마루에서 지켜보는 선비
AI 재현 실제 사진이 아니라 기록을 바탕으로 상상해 그린 그림

이 시리즈에서 유일한 여성 검객이다. 그리고 이름이 없다. 사람들은 그를 그저 「검녀」, 칼 쓰는 여자라고 부른다.

이 이야기는 조선 후기 학자 안석경의 문집 『삽교만록』에 실린 짧은 한문 이야기다. 원래 제목은 없었다. 안석경은 이 이야기를 친구에게서 들었다고 적었고, 그 친구는 호남 사람에게서 들었다고 했다.

멸문당한 집

어느 양반 집이 원수에게 멸문을 당했다. 살아남은 것은 어린 아가씨와 그 집 여종, 두 사람뿐이었다.

두 사람은 남자 옷을 입었다. 그리고 칼 쓰는 법을 익혔다. 몇 해 동안 익힌 끝에 원수의 집을 찾아가 복수를 했다.

복수를 마친 아가씨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마음에 맞는 장부를 끝내 만나지 못했으니 여기서 그치겠다고. 그리고 여종에게 세상에 드문 선비를 찾아가 짝이 되라고 이르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소응천을 찾아가다

여종은 호남에서 이름이 높던 선비 소응천을 찾아가 그의 첩이 되었다. 몇 해를 함께 살았다.

그러다 그녀는 알게 되었다. 소응천의 재주는 작은 재주이고 큰 그릇이 못 된다는 것을. 이름은 높지만 그 이름만큼의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그녀는 떠나기로 했다. 떠나기 전, 그녀는 처음으로 자신의 칼을 보여 주었다.

쌍검

그녀는 보따리를 풀었다. 원문은 이렇게 적는다.

「푸른 전립, 붉은 비단옷, 누런 수놓은 띠, 흰 비단 바지, 무소뿔 가죽신, 그리고 희게 빛나는 연화검 한 쌍.」

여자 옷을 벗고 그 옷으로 갈아입은 그녀는 절을 한 번 하고 몸을 날렸다. 칼이 하늘로 솟았다가 다시 몸에 감겼다.

처음에는 꽃잎이 흩날리고 얼음이 부서지는 듯했다. 가운데쯤에는 구름이 흐르고 번개가 치는 듯했다. 끝에는 고니와 학이 날아오르는 듯, 사람도 칼도 보이지 않고 흰빛만 번쩍였다.

짧은 기합 소리가 났다. 마당의 나뭇가지가 잘려 떨어지고, 칼이 땅에 꽂혔다. 그녀가 내려섰다.

소응천은 얼어붙은 듯 앉아 있다가 쓰러졌다. 그녀는 술을 데워 그를 깨웠다. 그리고 이튿날 새벽, 남자 옷을 입고 떠나 다시는 행방을 알 수 없었다.

이야기와 사실 사이

이것은 실제 있었던 일일까.

등장인물 소응천은 실존 인물이다. 영조 때 호남에서 고결한 처사로 이름이 높았던 사람이다. 이야기를 전한 사람도 실존 인물로 본다. 그러나 여종이 칼로 원수를 갚았다는 사건이 실제로 있었다는 근거는 없다. 연구자들은 이것을 조선 후기에 유행한 「검협」 이야기의 하나로 읽는다.

이 무렵 이런 이야기가 여럿 쓰였다. 칼 쓰는 승려, 칼 쓰는 나그네, 그리고 칼 쓰는 여인. 여성 검객이 나오는 이야기는 이 「검녀」와 임매가 쓴 「여협」 정도다.

이야기의 마지막 화살은 칼 솜씨가 아니라 소응천을 향한다. 이름만 높고 속은 비어 있는 선비. 칼을 가진 여종이 그를 떠나며 보여 준 것은 기술이 아니라 판정이었다.

이 이야기의 근거

개인 기록 속의 한문 이야기(허구가 섞인 이야기). 안석경의 『삽교만록』에 실려 전한다. 쓰인 때는 18세기 후반으로 본다. 등장인물 소응천은 실존 인물이지만 사건 자체의 사실성은 확인되지 않는다. 번역은 『기인과 협객』(돌베개, 2010)에서 읽을 수 있다.

조선의 여인은 왜 남자 옷을 입어야만 칼을 들 수 있었을까. 그리고 그녀는 왜 마지막에 다시 남자 옷을 입고 떠났을까.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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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역사 속 소드마스터 시리즈의 한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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