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아버지에서 시작한다.
신라의 날아다니는 장수
심나는 백성군 사산 사람이다. 지금의 천안 직산 일대다. 이곳은 백제와 맞닿아 있어 서로 노략질이 끊이지 않았다.
열전은 심나를 이렇게 적는다. 「힘이 남보다 뛰어나고 몸이 가볍고 날랬다.」 싸우러 나갈 때마다 그가 향하는 곳에 버티는 진이 없었다.
선덕여왕 때의 일이다. 신라군이 백제 변경을 치러 갔다가 백제 정예군의 급습을 받았다. 신라 군사들이 어지러이 물러났다.
그때 심나 혼자 서서 칼을 뽑았다. 눈을 부릅뜨고 크게 꾸짖으며 수십 명을 베었다. 백제군이 겁을 먹고 감히 맞서지 못한 채 군사를 이끌고 달아났다.
백제 사람들은 그를 「신라의 날아다니는 장수」라고 불렀다. 그리고 서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심나가 아직 살아 있으니 백성 가까이 가지 마라."
칼 한 자루로 수십 명. 이 시리즈의 1부에서 혼자의 무력이 가장 또렷하게 적힌 사람은 사실 아들이 아니라 이 아버지다.
아버지를 닮은 아들
아들 소나도 아버지를 닮아 씩씩하고 호걸스러웠다. 백제가 망한 뒤 소나는 북쪽 변경의 아달성으로 보내졌다. 당나라와 신라가 한반도를 두고 싸우던 때였고, 말갈이 자주 신라 국경을 건드렸다.
어느 봄, 아달성 태수는 날을 정해 백성들에게 모두 나가 삼을 심으라고 명했다. 말갈의 첩자가 이것을 알고 우두머리에게 알렸다. 그날 백성들이 모두 밭에 나가 성이 빈 틈을 타 말갈군이 몰래 쳐들어왔다.
"너희는 아느냐"
소나는 칼날을 휘두르며 적을 향해 크게 외쳤다.
"너희는 신라에 심나의 아들 소나가 있는 줄 아느냐. 나는 죽음을 두려워해 살길을 찾는 사람이 아니다. 싸우고 싶은 자는 어찌 오지 않느냐."
그리고 분노하여 적에게 뛰어들었다. 적은 감히 가까이 오지 못하고 멀리서 활만 쏘았다. 소나도 활을 쏘았다.
열전은 이렇게 적는다. 「날아가는 화살이 벌 떼 같았다. 진시부터 유시까지 싸웠다.」 아침부터 해 질 녘까지다. 소나의 몸에 박힌 화살이 고슴도치 같았고, 그는 마침내 쓰러져 죽었다.
아내의 말
소나는 아달성이 적과 가까워 아내를 데려가지 않고 고향에 두었다. 남편이 죽었다는 소식에 아내가 울며 말했다.
"남편은 늘 말했습니다. 대장부는 마땅히 싸움터에서 죽어야지, 어찌 침상에 누워 집안사람 손에서 죽겠느냐고. 평소에 한 말이 이러했으니, 지금 죽은 것은 그 뜻대로입니다."
왕은 옷깃이 젖도록 울며 말했다. "아버지와 아들이 나랏일에 용감하니 대대로 충의를 이었다 할 만하다." 그리고 소나에게 잡찬 벼슬을 내렸다.
이 이야기의 근거
정사. 삼국사기 열전 「소나」(아버지 심나의 이야기가 같은 편에 있다)와 신라본기 문무왕 15년. 본기는 「말갈이 아달성에 들어와 노략하자 성주 소나가 맞서 싸우다 죽었다」고 짧게 적는다.
열전은 이 일을 봄이라 하고, 본기는 가을 기사들 사이에 두어 계절이 맞지 않는다. 아달성이 지금의 어디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아버지는 칼로 이름을 남겼고 아들은 그 이름을 외치며 죽었다. 소나가 적에게 외친 것은 자기 이름이었을까, 아버지의 이름이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