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치 — 소설 속 도사가 문집에도 있다

1530 · 송도(개성)

구름을 타고 다니며 술법을 부리는 도사. 영화와 소설로 익숙한 인물이다.

그런데 이 사람은 조선 문인들의 문집에 실재했던 사람으로 언급된다.

어디에 나오는가

이수광의 『지봉유설』에 전우치가 나온다. 시를 잘 지었다고 적혀 있고, 그의 시가 인용되어 있다.

유몽인의 『어우야담』에도 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홍만종의 『해동이적』은 조선의 신선 같은 인물들을 모은 책인데 거기에도 들어 있다.

차천로의 『오산설림』을 비롯한 여러 문집에도 그의 이름이 보인다.

이 기록들은 그를 전설 속 인물이 아니라 얼마 전에 있었던 사람으로 다룬다. 송도 사람이며 중종 무렵에 살았다는 것이 대체로 공통된다.

무엇을 했다고 전하는가

전하는 이야기는 하나같이 술법에 관한 것이다.

밥알을 던져 나비로 만들었다는 이야기, 그림 속으로 들어갔다는 이야기, 잡혀서 옥에 갇혔다가 벽에 그린 나귀를 타고 사라졌다는 이야기.

죽은 뒤 무덤을 열어보니 시신이 없었다는 이야기도 여러 문헌에 반복된다.

그리고 그가 죽은 뒤에 그를 길에서 만났다는 사람이 나타났다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어디까지가 사람인가

이 인물의 문제는 실존 여부가 아니라 경계다.

조선 문인들이 그를 실재한 사람으로 적었다는 점에서 실존했을 가능성은 높다. 다만 그에 대해 전하는 내용은 전부 술법이다. 그가 언제 태어나 무슨 벼슬을 했고 어떻게 살았는지를 알려주는 기록은 없다.

그러니까 우리는 그가 있었다는 것은 알 수 있어도 그가 무엇을 한 사람인지는 알 수 없다.

한 가지 짐작해볼 수 있는 것은 있다. 당시에는 도교 수련이나 방술을 익힌 사람들이 실제로 있었다. 앞 편의 정렴도 그런 계통이다.

그런 사람 가운데 특히 소문이 많았던 이가 이야기의 중심으로 모였을 수 있다.

소설이 되다

한글소설 『전우치전』이 나온 것은 뒤의 일이다. 여러 판본이 전하는데 내용이 조금씩 다르다.

소설 속 전우치는 술법으로 탐관오리를 골려주고 백성을 돕는다. 임금을 속여 황금 들보를 얻어내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기도 한다.

실제 기록에는 없던 성격이 소설에서 붙은 것이다.

『홍길동전』과 비슷한 방향이다. 다음 편에서 볼 그 인물도 실제로는 도적이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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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신비한 인물사전 시리즈의 한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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