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태사 — 밤에 다듬이 소리를 들은 사신

759 1월 · 일본 헤이조쿄

발해 사람이 쓴 글은 거의 남지 않았다. 그런데 시 한 편이 남았다. 그것도 일본 책에.

무관이 남긴 시

758년, 발해가 일본에 사신단을 보냈다. 그 부사가 양태사(楊泰師)였다. 귀덕장군이라는 직함으로 나오니 무관이다.

이듬해 정월, 일본에서 열린 송별 연회 자리에서 그가 시를 지었다. 제목이 「밤에 다듬이 소리를 듣다」라는 뜻의 「야청도의성」이다.

일본의 한시집 『경국집』에 실려 오늘까지 전한다.

무엇을 적었나

타국에서 가을을 맞아 고향 생각에 잠 못 이루는데, 어디선가 다듬이질 소리가 들려온다는 내용이다.

그 소리가 바람을 타고 끊겼다 이어지고, 밤이 깊도록 그치지 않는다. 고향을 떠난 뒤로 그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는데 지금 이역에서 듣게 되니 마음이 견디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듬이질은 옷을 다듬는 일이고 주로 여자들이 했다. 겨울옷을 준비하는 계절의 소리다.

먼 나라의 사신으로 온 무관이 밤에 그 소리를 듣고 잠들지 못한 것이다.

왜 중요한가

발해는 200년 넘게 이어진 나라다. 넓은 영토를 가졌고 당과 일본과 활발히 교류했다.

그런데 그 나라 사람의 마음이 어땠는지 알려주는 자료가 거의 없다. 자기 역사서도 문집도 전하지 않는다. 우리가 발해에 대해 아는 것은 대부분 남의 나라 사서의 몇 줄과 땅에서 나온 유물이다.

이 시가 특별한 이유가 그것이다. 발해 사람이 자기 감정을 자기 문장으로 적어놓은 것이 이만큼 온전히 남은 경우가 없다.

국서도 아니고 공문도 아니다. 잠 못 드는 밤의 이야기다.

같은 사신단의 다른 사람들도 시를 남겼다는 기록이 있으나 대부분 전하지 않는다. 우리가 읽을 수 있는 것은 이 한 편이다.

한 편이 남아 나라 하나의 목소리를 대신하고 있다.

출처

관련 콘텐츠

이 글은 신비한 인물사전 시리즈의 한 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