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전직 대통령 — 갈 곳 없는 유해와 사설 묘지

2025 9월 · 서울 연희동 · 경기 파주

전두환과 노태우, 12·12를 함께 주도하고 나란히 대통령이 됐던 두 사람은 모두 1997년 대법원에서 내란·반란 관련 유죄가 확정됐다(전두환 무기징역, 노태우 징역 17년 — 이후 감형·사면). 전직 대통령임에도 두 사람 모두 법률상 국립묘지 안장이 불가능하다. 노태우는 2021년 10월 사망 후 국가장으로 장례가 치러졌다 — 정부는 국가장 주관 비용과 주민등록상 거주지 화장 비용을 지원했지만, 정부 분향소 설치나 조기 게양 독려는 하지 않는 절충적 형태였다. 유해는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된 뒤 경기 파주 검단사에 임시 안치를 거쳐, 최종적으로 파주 동화경모공원이라는 사설 묘지에 안장됐다. 국립묘지가 아니라는 점에서 안장 제한 원칙은 지켜졌다. 전두환은 이보다 훨씬 더 갈 곳을 찾지 못했다. 2021년 11월 사망 당시 장례는 국가장이 아닌 가족장으로 치러졌고, 화장된 유해는 유골함에 담긴 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 임시 안치됐다. 유족은 그가 생전 회고록에 남긴 "북녘땅이 내려다보이는 전방 고지에 백골로라도 남아 통일의 날을 맞고 싶다"는 뜻에 따라 2023년 경기 파주 문산읍 장산리의 사유지를 가계약했다. 그러나 안장 계획이 알려지자 지역 주민과 시민단체, 지역 정치인들의 거센 반대가 일었고, 부담을 느낀 토지주가 계약을 포기하면서 무산됐다. 2025년 9월 사망 4주기를 앞두고, 유족 측은 연희동 자택 마당에 유해를 영구 봉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 대한민국 전직 대통령이 죽어서도 묻힐 곳을 구하지 못하는, 전례 없는 상황이 4년째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같은 죄로 같은 해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두 사람이지만, 국가장이라는 예우를 받은 노태우와 가족장에 그친 전두환, 사설 묘지에나마 안장된 노태우와 여전히 자택에 머무는 전두환 — 국가가 두 사람을 완전히 같은 방식으로 대하지는 않았다는 점도 이 사안의 한 단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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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현충원의 역설 시리즈의 한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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