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록의 빈칸을 채우다 — 시골집 일기가 국가 기록이 되다
그때 나라는: 선조실록을 편찬해야 하는데 임진왜란 이전을 채울 기초 자료가 턱없이 부족했다. 조정은 사대부가 남긴 개인 일기를 사료로 쓰기로 했다. 이 사람은: 미암일기는 율곡 이이의 경연일기와 함께 선조실록의 기본 사료가 됐다. 특히 선조 즉위 뒤 첫 10년, 실록의 그 부분을 채운 뼈대가 이 일기였다 — 유희춘이 하루하루를 적은 기간과 정확히 겹치는 10년이다. 사관도 아닌 사람의 사사로운 일기가 세계기록유산인 조선왕조실록의 한 귀퉁이를 떠받치고 있는 셈이다. 남은 열한 책 가운데 한 책은 일기가 아니라 부부의 시문집이다. 남편의 일기 묶음 속에 아내의 시집이 나란히 꽂혀 400년을 함께 건너왔다. 1963년 미암집 목판과 함께 보물로 지정됐고 지금도 담양의 후손들이 보존하고 있다.
이 사건은 미암일기 루트 루트의 한 장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