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도는 정복당한 쪽에서 시작합니다. 1240년 시점의 모스크바는 킵차크 칸국에 세금을 바치는 작은 공국 하나였고, 대공의 자리조차 칸이 정했습니다. 그 공국이 종주국의 세금 징수를 대행하며 커졌고, 240년 뒤 벗어나, 다시 400년에 걸쳐 스스로 제국이 됩니다. 시리즈에서 당한 쪽이 하는 쪽이 되는 과정을 가장 길게 보여주는 편입니다.
1639년 시점에서 색이 유라시아를 가로질러 번지는 속도에 주목하십시오. 우랄을 넘은 지 60년 만에 태평양에 닿았습니다. 그것을 만든 것은 군대가 아니라 모피였고, 색이 덮은 자리에는 수십 개의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지도에는 시베리아 원주민의 자리를 옅게라도 표시해 두었습니다 — 빈 땅을 지나간 것이 아니었습니다.
한국사 접점은 1860년부터 갑자기 깊어집니다. 두만강에서 국경을 맞대고, 조선인이 연해주로 이주하고, 왕이 러시아 공사관으로 몸을 옮기고, 한반도의 지배권을 놓고 벌어진 전쟁에서 러시아가 집니다. 그 패배가 을사늑약으로 이어집니다.
좌표와 반경은 개형(槪形)입니다. 이 지도는 1917년에서 끝납니다 — 그 이후는 별개의 국가사이며 현재 진행 중인 국제 분쟁과 직결되므로 이 시리즈에서 다루지 않습니다. 원주민 인구 감소처럼 추정 폭이 큰 수치는 단정하지 않았습니다.
1905년, 러시아와 일본이 만주와 한반도의 지배권을 놓고 싸웠습니다. 대한제국은 중립을 선언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전장이 된 나라는 교전국도 협상 참여국도 아니었습니다. 그 전쟁의 결과가 그해 을사늑약으로 돌아옵니다.
남의 전쟁이 우리의 결과가 되는 자리에 놓인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때 그 나라에게 선택지는 어디까지 있었고, 우리는 그 선택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