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도는 점처럼 흩어져 보입니다. 그것이 오류가 아니라 이 제국의 형태입니다. 영토를 이어 붙인 육상 제국이 아니라 항로와 거점과 조약으로 이어진 그물이었기 때문입니다. 지브롤터·몰타·아덴·싱가포르 같은 작은 점들이 넓은 영토보다 중요했고, 그 점들의 목록이 곧 세계 항로의 지도였습니다.
통치 형태도 하나가 아니었습니다. 사람을 옮겨 심은 이주 식민지(캐나다·호주), 다수 인구를 다스린 직할 식민지(인도), 보호령, 위임통치령, 그리고 조약으로 권익만 가져간 지역이 모두 달랐습니다. 「식민지」 한 단어로 묶으면 실제가 사라집니다.
앞선 세 편이 여기로 모입니다. 무굴 편의 동인도회사, 청 편의 아편전쟁, 러시아 편의 그레이트 게임이 모두 이 제국의 다른 얼굴입니다. 한국사와는 세 번 부딪칩니다 — 1885년 거문도 점령, 1902년 영일동맹, 그리고 1947년 인도 분단(제국이 물러나며 그은 선의 문제).
좌표와 반경은 개형(槪形)이며, 세계 규모라 반경 단위가 앞선 편들보다 큽니다. 기근과 분단 과정의 사망 규모처럼 추정 폭이 큰 수치는 단정하지 않고 범위를 밝혔습니다.
1947년 인도의 국경선은 인도에 와 본 적 없는 법률가가 다섯 주 만에 그었고, 발표는 독립 이틀 뒤였습니다. 1천만 명이 넘게 이동했고 그 과정의 폭력으로 수십만에서 백만 명 이상이 죽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아일랜드도, 팔레스타인도, 키프로스도 비슷한 방식으로 갈라졌습니다.
한반도의 분단은 다른 나라가 다른 맥락에서 그은 선입니다. 그런데 그 땅에 사는 사람들이 참여하지 않은 결정으로, 짧은 시간에, 지도 위에서 정해졌다는 점은 닮아 있습니다. 제국이 물러나며 그은 선들은 왜 그렇게 오래 남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