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건이 보여주는 것은, 수사 대상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 그 수사가 정당했는지조차 법적으로 영영 확인할 길이 없어진다는 것 — 그리고 그 공백을 무엇으로 채우는가다.
2008년 말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세종증권 인수 로비 의혹 수사가 확대되며, 검찰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과 부인 권양숙 여사, 아들 노건호 등 가족을 겨냥한 수사에 나섰다. 2009년 4월 노 전 대통령은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검찰 수사팀은 소환 이후 임채진 검찰총장에게 구속기소를 건의했다고 알려졌으며, 검찰 내부 분위기도 "박연차 게이트로 구속된 다른 형사범들과 다르게 불구속으로 처리할 이유가 없다"는 쪽이었다고 전해진다.
수사 과정에서 국가정보원이 개입한 정황이 이후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2017년 국가정보원 개혁발전위원회는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 직원 4명이 2009년 4월 SBS 사장과 접촉해 노 전 대통령 관련 수사 보도를 적극 요청했다고 발표했다 — 그 결과물로 지목된 것이 2009년 5월 13일 SBS가 단독 보도한, 노 전 대통령 부부가 박연차 회장에게 받은 고가 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내용이었다. 이 보도는 이후 사실이 아닌 것으로 정리됐다 — 시계를 받은 뒤 폐기한 것 자체는 있었던 일이지만, "논두렁에 버렸다"는 구체적 진술은 확인되지 않았고, 보도를 낸 언론사도 이후 이를 정정하거나 사과하지 않았다.
2009년 5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수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 그 결과 그가 박연차 회장 측에 직접 금품을 요구했는지(검찰 측이 수사 과정에서 파악했다고 주장한 내용)와, 그런 사실이 없었는지(노 전 대통령 측 주장)를 법정에서 다툴 기회 자체가 사라졌다. 유죄도 무죄도 확정되지 않은 채로 수사만 종결된 것이다.
이 수사에 대한 비판은 진영을 가리지 않았다. 당시 야당(한나라당) 원내대표였던 홍준표는 이후 여러 차례 "구속을 하려고 했다면 신속히 결정해야지, 전직 대통령 수사를 하면서 모욕만 주었다"며 검찰의 수사 방식 자체를 비판했다 — 다만 홍준표는 동시에 "뇌물 먹고 자살했다는 것은 팩트"라며 혐의 자체는 있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즉 그의 비판은 "혐의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수사 방식이 잘못됐다"는 것이었다 — 혐의의 유무와 수사 방식의 적절성은 별개로 다퉈볼 수 있는 문제라는 뜻이기도 하다.
이 사건에 대해 이 시리즈가 확정해서 적을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확정된 것은 국정원의 언론 개입 정황이 공식 조사로 인정됐다는 사실, 핵심 보도 내용이 허위였다는 사실, 그리고 수사가 유·무죄 판단 없이 종결됐다는 사실이다. 그 수사가 법적으로 정당한 근거 위에서 이뤄졌는지는 — 당사자가 이미 세상을 떠난 지금 — 법정이 아니라 각자의 판단에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