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건이 보여주는 것은, 기소 이후에도 재판이 준비 단계에서만 1년 넘게 머물 수 있다는 것과, 그 정체 자체가 기소의 정당성을 둘러싼 다툼의 일부가 된다는 것이다.
2025년 4월 24일 전주지검은 문재인 전 대통령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이상직 전 의원을 뇌물공여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이 파악한 사실관계는 이렇다 — 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서모 씨가 2018년 8월부터 2020년 4월까지 이상직 전 의원이 실소유주로 알려진 태국 항공사 타이이스타젯에 항공업 경력 없이 취업해 급여·주거비 명목으로 약 2억 1,700만 원(59만 4,563바트)을 받았다. 검찰은 서씨의 취업 이후 문 전 대통령의 딸 다혜 씨 부부에 대한 생활비 지원이 끊긴 점을 근거로, 이 금액이 문 전 대통령 부부에게 경제적 이익으로 귀속된 뇌물이라고 판단했다. 딸 다혜 씨와 전 사위 서씨도 공범으로 판단됐지만 기소유예(불기소) 처분했다 — 검찰은 그 이유로 뇌물죄가 공무원의 직무 불가매수성을 보호하는 것이라 대통령과 공여자(이상직)를 기소하는 것으로 국가형벌권 행사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점, 가족관계를 들었다.
검찰이 제시한 법리적 근거는 제3자 뇌물수수에 관한 대법원 판례다 — 공무원과 비공무원이 사전에 일치된 의사로 범행을 계획하고 그에 따라 제3자가 뇌물을 수수했다면 양쪽 모두에게 뇌물수수죄가 성립한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법리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 유죄 판결 당시 적용된 것과 같은 구성이라고 설명했다.
변호인단의 반박은 법리와 절차 양쪽을 겨눈다. 변호인단은 검찰이 애초에 조현옥 전 청와대 인사수석의 이상직 중진공 이사장 임명 관련 부당 지시 혐의를 수사하다가 인과관계 입증에 실패하자, "대통령의 직무를 대가로 사위 일자리를 제공했다"는 구성으로 혐의를 바꿔 "경제적 공동체"라는 틀을 새로 짰다고 주장한다 — "원래대로라면 무혐의 불기소 처분했어야 할 사건을 억지로 기소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이다. 변호인단은 검찰이 공소장과 의견서에서 급여·주거비 자체를 뇌물로 보는 구성과, 그로 인한 생활비 절감분을 뇌물로 보는 구성을 함께 제시한 것을 두고 "법리적으로 양립 불가능하다"며 공소장 변경을 요구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측은 기소 당일 "말도 안 되는 억지 혐의", "조기 대선을 앞두고 어떻게든 선거에 영향을 미쳐보려는 정치적 계산이 아니라면 설명되지 않는 날치기 기소"라고 반발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의원은 "사위가 매일 아침 출근하고 일해서 받은 월급이 대체 어떻게 장인에게 주는 뇌물이 되느냐"고 SNS에 썼다.
지금까지 확정된 시간표는 이렇다. 2025년 6월 19일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렸다. 이후 관할 이송 신청(문 전 대통령 측은 울산지법, 이상직 측은 전주지법으로의 이송을 각각 요청)과 국민참여재판 여부를 둘러싼 결정이 늦어지며, 2026년 1월 4차 공판준비기일 이후 6개월 동안 재판이 열리지 않다가 2026년 7월 14일 5차 공판준비기일이 열렸다. 그사이 사건을 맡던 재판장이 명예퇴직해 교체되기도 했다. 접수로부터 1년이 넘도록 본안 심리는 시작되지 않았고,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어 문 전 대통령은 한 번도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함께 기소된 이상직 전 의원은 별건인 이스타항공 횡령·배임 혐의로 이미 2023년 대법원에서 징역 6년이 확정돼 복역 중이며, 이 재판에는 수의 차림으로 출석하고 있다.
이 사건이 다른 시리즈2의 사건들과 다른 지점은, 재판이 느린 이유 자체가 다툼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패스트트랙 사건의 지연은 주로 피고인의 불출석이 원인으로 지목됐고, 곽상도 사건의 지연은 검찰의 재기소가 원인이었다. 이 사건은 관할 다툼과 증거 선별 절차, 그리고 애초에 이 혐의를 뇌물죄로 구성하는 것이 법리적으로 타당한가라는 근본적 다툼까지 얽혀 있다 — 검찰은 대법원 판례에 따른 정상적인 법리 적용이라 보고, 변호인 측은 실패한 다른 혐의를 무리하게 대체한 구성이라고 본다. 이 시리즈의 다른 글들과 마찬가지로 어느 쪽이 맞는지는 이 글에서 판단하지 않는다. 다만 전직 대통령의 재판이 준비 단계에서만 1년 넘게 머무는 동안, 그 정체의 원인을 둘러싼 다툼 자체가 계속 쌓이고 있다는 사실은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