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제27조 3항은 모든 국민에게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한다. 공직선거법 제270조는 더 구체적이다 — 선거범의 재판은 1심을 기소일부터 6개월 안에, 2심과 3심을 각각 앞선 선고일부터 3개월 안에 마쳐야 한다. 이른바 6·3·3 원칙이다. 법은 재판의 속도를 정해두었다.
현실은 다르다. 어떤 사건은 1심 선고까지 2,150일이 걸렸고, 어떤 사건은 대법원 파기환송까지 36일이 걸렸다. 두 사건 모두 정치인이 피고인이었다.
재판의 속도는 중립적인 절차 문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처벌의 실질을 바꾼다. 재판이 임기보다 길면, 유죄가 확정되어도 그 직은 이미 다 누린 뒤다. 재판이 선거보다 늦으면, 유권자는 판결을 모른 채 투표한다. 반대로 재판이 선거 직전에 몰아치면, 그 속도 자체가 선거에 개입한다는 논란을 낳는다. 지연도, 속도도, 결과를 바꾼다.
이 시리즈는 그 시간을 기록한다. 기소일과 선고일 사이에 몇 개의 선거가 있었는지, 피고인은 그 사이 무엇이 되었는지, 법원은 왜 그 속도를 택했다고 설명했고 누가 어떻게 비판했는지. 어느 진영의 사건이든 같은 자로 잰다 — 재판 지연으로 이익을 본 쪽과 재판 속도로 논란이 된 쪽은 진영을 가리지 않고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 시리즈가 겨누는 것은 어느 정당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둔다. 사건들을 진영별로 세어 어느 쪽이 더 득을 봤는지 따지는 순간, 이 기록은 사법 시스템에 대한 질문에서 정당 간 점수 계산으로 미끄러진다. 여기서 반복해 확인하려는 것은 하나다 — 같은 6·3·3 원칙, 같은 헌법 27조 아래에서, 재판의 속도가 사건마다 왜 이렇게 다른가. 속도는 절차의 부산물이 아니라 그 자체로 결과를 결정하는 변수였다 — 지연은 임기를 지켜줬고, 속도는 선고 시점을 선거일에 붙여놓았다. 판단은, 시간표를 다 본 독자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