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째 폐기되는 법안, 그리고 새로 열린 질문

2026 · 서울(국회) · 대전(국립대전현충원)

2005년 노무현 정부 시기 17대 국회 이후, 친일·반란 가담자의 국립묘지 안장을 제한하거나 이미 안장된 이들을 이장할 수 있게 하는 국립묘지법 개정안이 국회가 새로 구성될 때마다 거듭 발의됐다. 그러나 20년 가까이 단 한 번도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 "더불어민주당 계열 의원이 법안을 발의 → 국회 임기 만료로 자동 폐기"라는 패턴이 반복됐다. 보훈처(현 보훈부)는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된 이들도 독립운동이 아닌 다른 자격(군 복무 등)으로 안장 자격을 얻었으므로 법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과 "소급 입법이 위헌 소지가 있다"는 반론을 근거로 이장에 소극적인 태도를 유지해왔다. 2024년 22대 국회에도 관련 법안이 발의됐지만, 2026년 초 기준 20개월 넘게 소관 상임위 심사조차 받지 못했다. 매년 현충일마다 시민사회단체들이 대전현충원 앞에서 이장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문제의 묘소들을 항의 방문하는 "파묘 퍼포먼스"를 벌이는 장면이 반복되고 있다. 그리고 2026년 5월, 5·18민주화운동 46주년을 계기로 나온 한 언론의 심층 보도는 새로운 질문을 던졌다 —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 관련자들도, 앞으로 재판 결과와 사망 시점에 따라 12·12 가담자들과 똑같은 경로로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행법의 허점(무죄판결·확정판결 전 사망·서훈 미취소 시 안장 가능)이 그대로 남아 있는 한, 이 시리즈가 보여준 45년 전의 패턴이 오늘의 사건에도 똑같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출처

이 글은 현충원의 역설 시리즈의 한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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