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이 목마 — 10년 전쟁을 끝낸 하룻밤의 속임수

-1200 · 트로이

10년을 싸워도 트로이 성벽은 무너지지 않았다. 성을 함락한 것은 힘이 아니라 꾀였고, 그 꾀를 낸 사람이 바로 오디세우스다 — 2부의 주인공이 여기서 처음 활약한다.

그리스군은 거대한 목마를 만들어 그 안에 정예 병사들을 숨겼다. 그리고 나머지 군대는 배를 타고 떠난 척, 근처 섬 뒤에 숨었다. 아침에 일어난 트로이 사람들은 텅 빈 해변과 거대한 목마를 발견한다. "그리스군이 포기하고 떠나며 신께 바친 제물"이라는 거짓 정보에 속은 트로이인들은 목마를 승리의 전리품으로 성 안에 끌어들였다. 사제 라오콘이 "그리스인은 선물을 가져와도 두렵다"며 경고했지만 아무도 듣지 않았다. 그날 밤 목마에서 나온 병사들이 성문을 열었고, 돌아온 그리스군이 쏟아져 들어와 트로이는 하룻밤 사이에 불탔다.

"트로이 목마"는 오늘날에도 살아 있는 말이다. 겉은 선물처럼 보이지만 안에 위험을 숨긴 것을 뜻하며, 컴퓨터 보안에서 정상 프로그램인 척 숨어드는 악성코드를 "트로이 목마(트로전)"라 부르는 것도 여기서 왔다. 3천 년 전의 속임수가 지금 우리 컴퓨터 용어에까지 남아 있는 것이다.

고고학은 어떻게 볼까. 실제 트로이 유적(오늘날 튀르키예의 히사를리크 언덕)에서는 기원전 1200년 무렵 이 도시가 불에 타고 폭력적으로 파괴된 흔적, 그리고 격렬한 전투를 보여주는 물매돌 무더기가 발견됐다. 즉 "트로이라는 도시가 실제로 있었고, 그 시기에 큰 전쟁으로 무너졌다"는 것까지는 고고학적으로 뒷받침된다. 다만 목마 자체의 증거는 없어서, 학자들은 그것이 실제 장치였는지 아니면 "속임수"를 상징하는 시적 표현이었는지 조심스러워한다.

【그때 한반도는】 트로이가 불타던 기원전 1200년 무렵, 한반도 남해안 울주 반구대 바위에는 누군가 고래와 사냥 장면을 새기고 있었다(반구대 암각화). 지구 반대편에서는 한 문명이 전쟁으로 스러지고, 한반도에서는 바위에 그림을 새겨 삶을 기록하고 있었던 셈이다. 둘 다 "우리가 여기 있었다"고 후대에 말을 거는 방식이었다.

출처

관련 콘텐츠

이 글은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시리즈의 한 편입니다.

지도에서 관련 사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