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오니소스는 제우스와 인간 여인 세멜레 사이에서 난, 올림포스 신 가운데 유일하게 어머니가 인간인 신이다. "두 번 태어난 자"라는 별명이 있다 — 헤라의 계략으로 세멜레가 제우스의 본모습(번개)을 보고 타 죽자, 제우스가 뱃속의 아기를 꺼내 자기 넓적다리에 넣고 마저 키워 낳았다는 이야기에서다. 어떤 판본(자그레우스 신화)에서는 티탄들에게 찢겨 죽었다가 되살아나는, 죽음과 부활의 신으로도 그려진다.
그는 포도주와 그것이 주는 도취·황홀경의 신이다. 표범 가죽을 걸치고 담쟁이 지팡이를 든 채, 마이나스라 불리는 여신도들과 사티로스를 거느리고 세상을 떠돌며 포도 재배와 술을 전했다. 그가 상징하는 것은 이성의 질서(아폴론적인 것)와 대비되는, 본능과 열광의 해방이다. 크레타의 공주 아리아드네가 테세우스에게 버림받아 낙소스섬에 홀로 남았을 때 그녀를 아내로 맞은 이야기가 유명하다. 무엇보다 그를 기리는 아테네의 축제에서 그리스 비극과 희극 — 곧 서양 연극 — 이 태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