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사르는 8년에 걸쳐 갈리아를 정복했고, 그 과정을 스스로 기록해 로마에 보냈다. 오늘날 우리가 이 전쟁에 대해 아는 거의 모든 것은 정복한 쪽이 남긴 그 기록에서 나온다.
고대 기록들은 이 전쟁에서 100만 명이 죽고 100만 명이 노예로 팔렸다고 전한다. 이 숫자는 과장으로 보는 것이 학계의 일반적인 견해지만, 규모가 컸다는 점 자체는 다투지 않는다. 도시 하나를 통째로 굶겨 항복시키고 주민을 병사들에게 전리품으로 나눠 준 사례가 정복자 자신의 기록에 담담하게 적혀 있다.
갈리아 쪽 기록은 남지 않았다. 문자를 쓰지 않은 것이 아니라, 남길 여건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우리는 저항한 지도자의 이름을 알지만 그것조차 로마 쪽 표기로 안다.
로마의 도로와 수도교와 법이 남긴 유산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 유산의 밑에는 이런 전쟁과, 인구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 노예 노동이 있었다. 페르시아 편에서 그리스-페르시아 전쟁을 두고 물었던 것과 같은 문제가 여기서도 반복된다 — 한쪽의 기록만 남았을 때 우리는 무엇을 아는 것인가.
문명을 남긴 제국과 그 문명을 세우려 저지른 일을 우리는 어떻게 함께 기억해야 할까? 둘 중 하나만 말하는 것은 왜 정직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