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나라를 대신할 때

1765 · 인도 플라시

1600년 런던의 상인들이 여왕에게서 특허장을 받았다. 아시아 무역의 독점권을 가진 회사였다. 100년 뒤에도 이들은 인도 해안의 창고 몇 개를 지키며 황제에게 무역 허가를 청하는 처지였다.

1757년 플라시에서 이 회사의 군대가 벵골 총독의 군대를 꺾었다. 전투 자체는 크지 않았다. 승부를 가른 것은 총독의 사령관 한 사람이 미리 회사 쪽과 손을 잡고 움직이지 않은 것이었다. 매수와 배신이 결정한 전투였다.

1765년, 회사는 무굴 황제로부터 벵골·비하르·오리사의 징세권을 문서로 넘겨받았다. 인구 수천만 지역에서 세금을 걷는 권한이다. 형식상 회사는 여전히 황제의 신하였고 황제는 연금을 받았다. 제국의 형식은 유지되었고 실질만 옮겨 갔다.

여기서 벌어진 일의 성격을 정확히 볼 필요가 있다. 주주에게 배당을 지급해야 하는 회사가 통치자가 되었다. 세금으로 걷은 은으로 인도의 면직물을 사서 유럽에 팔았다. 예전에는 유럽의 은이 들어와 인도 상품을 샀지만, 이제는 인도에서 걷은 세금으로 인도 상품을 사서 가져갔다.

1770년 벵골에 대기근이 닥쳤다. 수백만 명이 죽었다는 추정이 있으나 정확한 수는 확인되지 않는다. 흉작이 원인이었고, 세입 목표를 낮추지 않은 회사의 정책이 피해를 키웠다. 같은 해 회사는 주주에게 배당을 지급했다.

영국 의회에서도 이 구조를 문제 삼는 목소리가 나왔다. 무역회사가 군대를 갖고 전쟁을 하고 세금을 걷는 것이 정당한가라는 물음이었고, 결국 정부가 회사를 감독하는 법이 만들어진다. 그러나 방향은 바뀌지 않았다.

한 가지 덧붙일 것이 있다. 인도를 정복한 군대의 대부분은 인도인이었다. 회사는 인도인 병사를 유럽식으로 훈련시켜 상비군을 만들었고, 그 군대로 인도의 다른 세력을 차례로 무너뜨렸다. 지배가 유지되는 방식에는 언제나 현지의 협력이 들어 있다.

주권이 전쟁이 아니라 계약으로 넘어갈 수 있다면, 그때 넘어간 것은 정확히 무엇일까? 그리고 그 문서에 서명한 쪽에게 선택지는 얼마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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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무굴 시리즈의 한 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