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1년 사산조가 멸망했다. 400년을 이어온 제국이 20년도 되지 않아 지워진 것이다.
그런데 정복과 개종은 전혀 다른 속도로 진행되었다. 초기에는 오히려 개종을 적극적으로 권하지 않았는데, 비무슬림에게 걷는 인두세가 재정의 큰 몫이었기 때문이다. 기독교도와 유대교도, 조로아스터교도는 세금을 내는 조건으로 자기 신앙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란 사람들이 다수 무슬림이 되기까지는 두세 세기가 더 걸렸다.
통치 방식도 정복지의 것을 상당 부분 그대로 썼다. 페르시아의 관료제와 조세 제도가 거의 그대로 이어졌고, 초기에는 행정 문서조차 옛 언어로 작성되었다. 페르시아 편에서 알렉산드로스가 페르시아식으로 다스렸다고 했던 이야기가 여기서 반복된다.
"칼과 코란"이라는 표현은 후대에 만들어진 것이다. 정복은 분명히 무력이었지만, 그 뒤 수백 년에 걸친 문화적 전환은 강제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도시에서 무슬림이 되는 것이 세금과 관직에서 유리했다는 현실적 조건이 더 크게 작용했다.
한 사회의 종교가 바뀌는 데 수백 년이 걸렸다면, 그 변화를 정복의 결과라고만 말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