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동 — 열두 달을 홀로 살아가는구나

1250 · 고려 개경(개성)

『악학궤범』에 전하는 13연 짜리 노래다. 서사(序詞) 한 연에 이어 정월부터 섣달까지 열두 달을 차례로 노래한다. 달마다 그 계절의 풍속을 배경에 두고 임을 그리는 마음을 얹는 구성이다.

덕(德)으란 곰ᄇᆡ예 받ᄌᆞᆸ고 복(福)으란 림ᄇᆡ예 받ᄌᆞᆸ고 / 덕이여 복이라 호ᄂᆞᆯ 나ᄋᆞ라 오소이다 / 아으 동동(動動)다리

정월(正月)ㅅ 나릿므른 아으 어져 녹져 ᄒᆞ논ᄃᆡ / 누릿 가온ᄃᆡ 나곤 몸하 ᄒᆞ올로 녈셔 / 아으 동동다리

이월(二月)ㅅ 보로매 아으 노피 현 등(燈)ㅅ블 다호라 / 만인(萬人) 비취실 즈ᅀᅵ샷다 / 아으 동동다리

현대어로는 이렇다. 정월 냇물은 얼려 녹으려 하는데 / 세상 가운데 나서는 이 몸은 홀로 살아가는구나 // 이월 보름에 높이 켠 등불 같구나 / 만인을 비추실 모습이시도다.

이런 식으로 삼월은 진달래꽃, 오월은 단오, 유월은 유두, 팔월은 한가위, 구월은 중양절의 국화를 배경 삼아 열두 달이 흘러간다.

【달거리라는 형식】 이런 구성을 월령체(月令體) 또는 달거리라 부른다. 「동동」은 현전하는 가장 오래된 월령체 노래다.

형식의 힘은 대비에 있다. 계절은 어김없이 순환한다. 냇물은 얼었다 녹고, 꽃은 피고, 명절은 돌아온다. 그런데 화자만 제자리다. 정월 연의 "세상 가운데 나서 이 몸은 홀로 살아가는구나"가 열두 달 내내 되풀이되는 셈이다.

자연의 순환과 인간의 정지를 나란히 놓는 이 방식은 이후 한국 시가의 오랜 장치가 된다. 조선의 「농가월령가」로, 그리고 여러 달거리 민요로 이어진다.

【무엇을 노래하는가 — 갈리는 해석】 문제는 화자가 그리워하는 대상이 누구냐다.

① 남녀의 애정으로 읽는 견해가 가장 일반적이다. 떠난 임을 열두 달 내내 그리는 여인의 노래라는 것이다. ② 송도(頌禱), 곧 임금이나 높은 이를 기리는 노래로 읽는 견해도 있다. 근거는 서사다. "덕은 뒷잔에 바치고 복은 앞잔에 바치나이다"라는 첫 연은 명백히 의례의 언어다. 이월 연의 "만인을 비추실 모습"도 개인적 연인보다는 공적 인물에 어울린다. ③ 절충하는 견해는 원래 민간의 애정 노래였던 것이 궁중 속악으로 편입되며 서사가 덧붙었다고 본다. 「가시리」의 후렴 "태평성대"가 그랬듯이.

실제로 「동동」은 조선 궁중에서 아박무(牙拍舞)라는 춤의 반주로 쓰였다. 상아 박을 들고 추는 정재(呈才)다. 애정의 노래가 궁중 무용의 반주가 되는 과정에서 성격이 겹쳐졌다고 보는 것이 온당하다.

【동동다리와 아으】 후렴 "아으 동동다리"의 뜻도 확정되지 않았다.

"동동(動動)"을 북소리의 의성어로 보는 견해가 유력하다. 아박이나 북을 치는 소리라는 것이다. 노래 제목 자체가 이 후렴에서 왔다.

"아으"는 감탄사인데, 이것이 향가 10구체의 낙구 첫머리에 오던 "아야(阿耶)"와 같은 계열이라는 지적이 있다. 향가에서 고려가요로, 그리고 시조 종장 첫머리의 감탄어로 이어지는 흐름의 한 고리로 읽히는 것이다. 형식은 바뀌어도 노래를 접었다 펴는 자리에 감탄사를 두는 습관은 남았다.

【그때 고려는】 「동동」이 그리는 열두 달의 풍속 — 정월의 냇물, 이월 보름의 연등, 삼월의 진달래, 오월 단오, 유월 유두, 팔월 한가위, 구월 중양의 국화 — 은 그 자체로 고려 사람들의 한 해를 담은 기록이다.

특히 이월 보름의 등불은 연등회를 가리킨다. 팔관회와 함께 고려 최대의 국가 의례였다. 태조 왕건이 「훈요십조」에서 연등회와 팔관회를 소홀히 하지 말라 당부했을 만큼 중시된 행사다. 불교 국가 고려의 일 년이 이 노래의 배경에 깔려 있다.

그 화려한 절기들 사이에서 한 사람이 혼자 살아간다고 말하는 것 — 「동동」의 정서는 그 대비에서 나온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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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고려가요 시리즈의 한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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