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애니깽 — 속아서 건너간 노예 이민
1905년 4월 4일, 토지·임금·기회를 약속받은 1,033명의 한인이 영국 상선 일포드호를 타고 제물포를 떠나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도착했다. 그러나 이들을 기다린 것은 "애니깽"(에네켄, 용설란) 농장의 가혹한 계약노동이었다 — 잎의 질긴 섬유를 뽑는 일은 살을 찢었고, 4년간 사실상 농장에 묶인 채 빚과 감시 속에 일했다. 일본이 하와이 이민을 막으면서 그 우회로로 멕시코가 선택된, 제국주의 농간이 빚은 이주였다. 계약이 끝난 뒤에도 고국으로 돌아갈 길이 없어 대부분 그곳에 정착했고, 일부는 쿠바로 다시 옮겨갔다. 김영하의 소설 『검은꽃』이 그린 이 비극은, 약속과 현실이 어긋난 디아스포라의 가장 가혹한 사례로 남았다. 그럼에도 이들은 먼 이국에서 독립운동 후원금을 보내며 조국을 잊지 않았다.
참고 자료
- 월간 독립기념관 하와이·멕시코 이민
- 한국계 멕시코인 이주사
- 애니깽 인천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