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편은 제국에 맞서 이긴 쪽에서 시작합니다 — 시리즈에서 유일한 출발점입니다. 그리고 청 편에서 「청을 제국이라 부를 수 있는가」를 물었다면, 이 편은 반대쪽에서 묻습니다. 영토를 병합하지 않고도 제국일 수 있는가.
이 지도는 판정하지 않습니다. 대신 판단에 필요한 것들을 시점별로 올려 두었습니다 — 대륙 팽창의 과정, 1898년 이후의 해외 영토, 20세기 후반의 기지와 개입. 어느 쪽으로 읽든 그 판단은 앞선 열네 편과 같은 기준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이 편의 요구입니다.
원주민에 대한 조약 파기와 강제 이주는 확립된 사실이며 「서부 개척」이라는 말로 덮지 않았습니다. 동시에 이 나라 안에서 팽창에 반대한 흐름이 늘 있었다는 점도 함께 적었습니다 — 1898년의 반제국주의 운동, 베트남전 반대 운동이 그렇습니다. 한 사회를 하나의 목소리로 보지 않는 것이 이 시리즈의 방식입니다.
한반도와의 관계는 이 편에서 가장 두꺼운 부분입니다. 1905년의 각서, 1945년의 38선, 1950년의 전쟁, 1965년의 파병. 은혜의 서사도 종속의 서사도 쓰지 않았습니다.
좌표와 반경은 개형(槪形)입니다. 이 지도는 1991년에서 멈춥니다 — 그 뒤는 아직 역사가 되지 않았고, 진행 중인 일에 대해 이 아틀라스는 사실관계 이상을 적지 않습니다. 현직 정치인의 이름은 쓰지 않았습니다.
1945년 8월, 두 명의 대령이 벽에 걸린 일반 지도를 놓고 30분 남짓 만에 북위 38도선을 골랐습니다. 한반도 전문가는 그 자리에 없었고, 당사자들은 그것이 영구적 경계가 되리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46년 뒤 냉전이 끝났을 때도 그 선은 남아 있었습니다.
한 사회의 운명이 30분의 회의에서 갈릴 수 있다면, 그 회의에 참여하지 못하는 쪽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 결정을 은혜로도 원흉으로도 부를 수 없다면,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기록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