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항소이유서 ③ 법과 양심 사이, 빠져나갈 곳 없는 딜레마

1985 5월 27일 · 서울형사지방법원

원문

그 누구도 이 상황에서 법과 양심 모두를 지키기란 불가능합니다.

항소이유서 3편(사건의 정의와 성격을 다룬 장)의 결론 문장.

왜 이 문장인가

이 장은 사건 자체를 정의하는 데서 시작한다 — 학생들 사이에서는 "서울대 학원 프락치사건", 정권과 매스컴에서는 "서울대 외부인 폭행사건" 또는 "서울대 린치사건"으로 불렸다는 명칭의 차이를 짚고, 정권과 학원 간의 "상호적대적 긴장상태"가 형성된 배경(5·16 이후 학생운동사, 6·3사태·민청학련·부마항쟁 등)을 간략히 스케치한다. 이어 이솝우화의 양치기 소년과 중국 주 유왕의 봉화 고사를 나란히 인용해, 정권의 반복된 거짓말이 어떻게 학생들의 근원적 불신을 낳았는지 비유로 설명한다. 그 다음 "정보원 혐의를 받고 있는 자"라는 표현을 통해, 학생들이 실제 정보원이 아니라 그 혐의를 받은 이들을 조사한 것이며, 이는 정보원 여부와 별개로 폭력의 정당성 문제와는 구분해야 한다는 논리를 세운다. 캠퍼스에 상주한 "가짜학생"들의 반사회적 행태를 구체적으로 서술한 뒤, 이 장은 "부도덕한 학원탄압에 대한 저항은 윤리적으로 정당하지만 법률적으로는 침해"라는 근본적 모순으로 수렴한다 — 법과 양심이 상호적대적으로 부딪히는 상황에서는 그 누구도 둘 다를 지킬 수 없다는 이 장의 결론은, 다음 장에서 그가 어느 쪽을 선택했는지에 대한 논거가 된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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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유시민 항소이유서 시리즈의 한 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