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5년 겨울, 취리히 대학의 38세 교수 에르빈 슈뢰딩거는 드브로이의 물질파 논문을 세미나에서 소개하다 동료에게서 "파동이라면 파동방정식이 있어야 하지 않소"라는 지적을 받는다. 크리스마스 휴가를 알프스의 아로자에서 보낸 그는 해를 넘긴 1926년 1월부터 여섯 달 동안 연작 논문을 쏟아내며 그 방정식을 세웠다 — 오늘날 물리학과 학생이 가장 먼저 배우는 슈뢰딩거 방정식이다. 젊은 세대의 낯선 행렬역학과 달리, 파동방정식은 물리학자들에게 익숙한 파동의 언어로 쓰여 있어 열광적으로 받아들여졌고, 곧 두 이론이 수학적으로 동등하다는 것도 증명되었다. 같은 산을 반대편에서 오른 셈이었다. 그러나 슈뢰딩거 자신은 자기 방정식의 해석 — 파동함수가 실재하는 물결이 아니라 "확률의 진폭"이라는 보른의 해석 — 을 끝내 못마땅해했다. 그 불만을 담아 1935년에 내놓은 사고실험이 그 유명한 "슈뢰딩거의 고양이"다: 관측 전에는 살아 있으면서 동시에 죽어 있는 고양이라니, 이 얼마나 터무니없는가 — 라고 그는 양자역학의 표준 해석을 조롱하려 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고양이는 양자역학의 가장 유명한 홍보대사가 되어버렸다. 1933년 그는 디랙과 함께 노벨상을 받았고, 나치를 피해 아일랜드 더블린에 정착해서는 《생명이란 무엇인가》라는 강연으로 훗날 DNA 발견자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슈뢰딩거 — 알프스의 겨울, 파동방정식을 쓰다
출처
- [단행본] 양자혁명: 양자물리학 100년사
- [단행본] 퀀텀스토리: 양자역학 100년의 결정적 순간들
- [기록보존소] The Nobel Prize in Physics 1933 — Schrödinger, Dirac
이 글은 양자역학 100년 시리즈의 한 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