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건이 보여주는 것은, 유죄가 대법원에서 확정된 이후에도 그 유죄를 뒷받침한 증거의 신뢰성 자체가 계속 다퉈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는 딸 조민 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쓰인 동양대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사문서위조 등)로 2020년 12월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고, 2022년 1월 대법원에서 이 형이 확정됐다. 재판부가 유죄로 판단한 핵심 근거는 최성해 당시 동양대 총장의 ‘표창장을 준 적 없다’는 진술과, 정 전 교수가 표창장을 발급받았다고 주장한 2012년 8~9월 기간에 동양대 어학교육원에 담당 직원이 없었다는 ‘공백기’ 문건이었다.
이 유죄 판단에 이르는 과정에서, 검찰이 제시한 위조 방법 자체가 재판 중 여러 차례 바뀌었다는 점이 법원 기록으로 남아 있다. 2019년 12월 9일 검찰이 위조 방법과 목적에 대한 공소사실을 변경하려 하자, 재판장이었던 서울중앙지법 송인권 부장판사는 ‘기존 공소장과의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를 불허했다 — 검찰이 애초에 기소한 내용과 이후 법정에서 입증하려 한 내용이 같은 사건이라 보기 어려울 만큼 달라졌다는 뜻이다. 이후 2020년 7월 23일 공판에서 검찰은 PNG·PDF·MS워드 파일을 이용한 위조 과정을 다시 상세히 설명하며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위조 경위를 주장했다. 정경심 측 변호인은 검찰이 제시한 이 위조 과정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반박했고, 검찰 측은 법정에서 위조 시연을 하며 30초 만에 재현 가능하다고 맞섰다.
판결이 확정된 이후에도 이 사건의 증거를 둘러싼 다툼은 끝나지 않았다. 2025년 8월 대구MBC는 재판부가 ‘공백기’ 판단의 근거로 삼았던 동양대 문건과 배치되는 새로운 문건을 입수해 보도했다 —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재판부가 사실과 다른 자료를 근거로 유죄를 판단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는 취지였다. 이 보도 내용은 이 글을 쓰는 시점까지 법원에서 재심 등을 통해 확인되거나 뒤집힌 바 없다 — 언론의 단독 취재로 제기된 의혹이지 확정된 사실이 아니다. 정경심 전 교수 측은 2025년 최성해 전 총장 등 8명을 증거인멸·모해위증 등 혐의로 고소했고, 이 고소 사건도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이 사건을 둘러싸고 자주 제기되는 질문 — ‘표창장 한 장이 입시 결과를 바꿨는가’ — 에 대해서는, 이 사건의 이해관계자인 부산대학교 스스로 낸 답이 있다. 2025년 10월 23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재원 부산대 총장은 ‘표창장이 진짜라 해도 입학 취소 처분은 유지된다’고 답했다 — 입학원서와 자기소개서에 기재된 다른 경력 사항들도 허위로 드러난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즉 부산대의 공식 입장은 표창장 한 장이 결정적이었다기보다, 여러 서류가 종합적으로 문제 됐다는 것이다. 이는 ‘표창장 하나로 모든 게 결정됐다’는 프레임과, ‘표창장 위조가 없었다면 문제없었다’는 프레임 양쪽 모두를 단순화라고 보는 셈이다.
최성해 당시 동양대 총장의 증언도 그 자체로 다퉈지고 있는 지점이다. 최 총장은 정경심 기소 이틀 전인 2019년 9월 4일 검찰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표창장 위조 가능성을 시사하는 진술을 했고, 이는 곧바로 기소로 이어졌다. 그런데 최 총장의 표창장 관련 진술은 시점에 따라 결이 달랐다 — 2019년 9월 언론 인터뷰에서는 "2012·2013년 상장 대장을 확인했다"고 여러 차례 말했지만, 2020년 3월 정경심 1심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서는 "2014년 이전 상장 대장이 없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이 진술을 문제 삼아 시민단체(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가 2021년 최 총장을 위증 혐의로, 당시 수사 지휘라인에 있던 윤석열 검찰총장·한동훈 검사 등을 모해위증 방조 혐의로 각각 고발했으나, 경찰은 2022년 5월 양쪽 모두 불송치(무혐의) 처분했다.
이 진술을 둘러싼 다툼은 2025년 다시 불거졌다. 정경심 측은 그해 10월 최 총장 등 동양대 관계자 8명을 증거인멸·모해위증 혐의로 다시 고소했다 — 2019년 8월 말 최 총장의 지시로 보직자들이 회의를 열어 2012·2013년 상장 대장을 조직적으로 폐기했고, 이후 재판에서 "상장 대장이 없다"고 증언한 것이 그 폐기를 감추기 위한 위증이라는 주장이다. 이 고소 사건은 이 글을 쓰는 시점까지 결론이 나지 않았다.
남는 사실을 정리하면 이렇다. 대법원 확정 판결은 유죄이고 뒤집히지 않았다. 다만 그 유죄를 이끌어낸 검찰의 증거 제시 방식이 재판 중 최소 두 차례 크게 바뀌었다는 것, 기소를 결정지은 핵심 증인 최성해 총장의 진술이 언론 인터뷰와 법정 증언 사이에서 달라졌다는 것은 모두 기록으로 확인되는 사실이다. 그 진술을 둘러싼 위증·증거인멸 의혹은 한 차례 불송치로 종결됐다가 2025년 새로운 고소로 다시 열려 있다. 확정된 유죄와, 그 유죄에 이르는 과정에 대해 아직 끝나지 않은 다툼 — 이 둘은 모순 없이 동시에 사실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