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결정한 12명 — 그리고 민간이 집계한 63명

2009 11월 · 서울·대전(국립현충원)

2005년부터 2009년까지 활동한 대통령 소속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는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에 근거해 조사를 벌인 끝에, 2009년 11월 1,005명을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공식 발표했다. 이 결정은 여야 합의로 제정된 특별법에 따른 것으로, 민간의 의견이 아니라 국가기구의 공식 판단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이 1,005명 가운데 국립현충원에 안장된 이가 정확히 12명이다. 국립서울현충원에 7명 — 김백일, 김홍준, 백낙준, 신응균, 신태영, 이응준, 이종찬. 국립대전현충원에 5명 — 김석범, 백선엽, 백홍석, 송석하, 신현준. 12명 중 11명이 일본군 혹은 만주국군 장교 출신이고, 그중 여럿이 항일 무장세력 탄압으로 악명 높은 간도특설대 소속이었다. 유일한 비군인은 백낙준으로, 일제 말기 기독교 신문의 이사·편집위원으로 황민화 정책과 전쟁 협력을 독려하는 글을 반복해서 썼다는 것이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 보고서의 판단이다. 국방부와 국가보훈처(현 보훈부)는 2018년 국회 지적을 계기로 2019년 3월부터 이 12명(당시 백선엽은 생존해 있어 11명)의 국립현충원 안장자 정보 비고란에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2009년)"이라는 문구를 명시했다. 2020년 백선엽이 사망해 안장되면서 문구가 하나 더 추가돼 12명이 됐고, 이 조치가 세간에 알려진 게 바로 백선엽 안장 논란 당시였다. 2023년 보훈부는 이 문구를 다시 비공개로 전환했다. 한 가지 반드시 구분해야 할 숫자가 있다. 민족문제연구소가 2009년 펴낸 「친일인명사전」에는 이보다 훨씬 많은 인물이 등재돼 있는데, 이 사전 기준으로 서울·대전 두 현충원에 묻힌 인원은 63명(서울현충원에만 37명)에 이른다는 것이 시민단체의 집계다. "정부가 공식 결정한 12명"과 "민간 연구기관이 집계한 63명"은 기준과 신뢰 수준이 다른 별개의 숫자다 — 이 시리즈는 이 둘을 섞지 않고, 사안마다 어느 쪽 기준인지 명시한다.

출처

이 글은 현충원의 역설 시리즈의 한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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