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불씨 — 사과 한 알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

-1200 · 스파르타

트로이 전쟁은 어처구니없게도 결혼식 잔치에서 시작된다. 신들이 모인 잔치에 초대받지 못한 불화의 여신이 화가 나서 "가장 아름다운 이에게"라고 적힌 황금 사과 한 알을 던져 넣었다. 세 여신 — 헤라, 아테나, 아프로디테 — 이 서로 자기 것이라 다투었고, 판정은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에게 맡겨졌다. 세 여신은 각자 파리스를 매수했는데, 아프로디테(사랑의 여신)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주겠다"고 하자 파리스는 그녀를 택했다.

문제는 그 "가장 아름다운 여인"인 헬레네가 이미 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오스의 아내였다는 것이다. 파리스가 헬레네를 트로이로 데려가자(신화는 납치인지 사랑의 도피인지 두 가지로 전한다), 메넬라오스와 그의 형 아가멤논은 그리스 도시국가들을 모아 거대한 연합군을 꾸렸다. 목적은 헬레네를 되찾고 트로이를 응징하는 것. 이렇게 1천 척의 배가 바다를 건넜다는 것이 전쟁의 시작이다.

물론 이것은 신화의 설명이다. 역사학자들은 진짜 원인을 다른 데서 찾는다 — 당시 트로이는 흑해로 통하는 좁은 바닷길목을 장악한 부유한 무역 도시였고, 에게해 건너편에서 세력을 키우던 미케네 그리스인들에게는 탐나는 표적이었다. 즉 "한 여인 때문에"가 아니라, 무역로와 재물을 둘러싼 현실적 다툼이 신화의 옷을 입은 것일 가능성이 크다.

【그때 한반도는】 파리스가 헬레네를 데려가던 무렵, 한반도 남쪽에서는 비파형동검이라 불리는 독특한 청동검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손잡이와 칼날을 따로 만들어 조립하는 이 검은 중국식 청동검과 확연히 달라서, 만주와 한반도를 하나의 문화권으로 묶는 고조선 계열 문화의 상징이 된다. 그리스가 청동 갑옷과 창으로 성을 공격하던 그 시대에, 한반도 사람들도 청동으로 자기만의 검을 벼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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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시리즈의 한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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