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약을 맺고, 조약을 깨다

1838 · 미국 오클라호마

새로 선 나라는 이 대륙의 원주민 나라들과 조약을 맺었다. 조약을 맺었다는 것은 상대를 주권체로 인정했다는 뜻이다.

1830년 남동부의 원주민을 서쪽으로 이주시키는 법이 통과되었다. 대상이 된 나라 중 하나는 문자를 만들고 신문을 발행하고 헌법을 제정한 사회였다. 이들은 법에 따라 대법원에 소송을 냈고, 이주에 반대하는 취지의 판결을 받아 냈다.

그 판결은 집행되지 않았다.

1838년 군대가 동원되어 사람들을 수용소에 모은 뒤 서쪽으로 몰아냈다. 겨울을 포함한 긴 이동에서 많은 사람이 죽었다. 사망자 수는 자료마다 다르며 하나의 숫자로 말하기 어렵다. 다만 대규모 죽음이 있었다는 점, 그것이 자연재해가 아니라 정책의 결과였다는 점은 다투어지지 않는다.

이후에도 조약은 계속 맺어지고 계속 파기된다. 19세기 말까지 체결된 조약이 수백 건이고, 그중 온전히 지켜진 것을 찾기 어렵다.

이 시기 팽창을 정당화한 말이 「명백한 운명」이다. 대륙을 채우는 것이 신이 정한 일이라는 논리였고, 스페인 편에서 본 정복의 정당화 논리와 형식이 같다. 다만 차이가 하나 있다 — 여기서는 그 논리에 반대한 목소리가 의회와 언론과 법정에 있었다. 반대는 실패했지만 기록으로 남았다.

「서부 개척」이라는 말이 오래 쓰였다. 그 말에는 비어 있던 땅을 채웠다는 전제가 들어 있다. 러시아 편에서 시베리아의 확장을 두고 같은 문제를 짚었다 — 확장을 「개척」이나 「진출」이라는 말로 부르는 순간, 그 땅에 이미 있던 사람들이 문장에서 사라진다.

한 가지 더 적는다. 이 나라의 팽창은 다른 제국들과 달리 바다 건너가 아니라 육지로 이어졌다. 그래서 그 과정이 「식민」이 아니라 「국내 문제」로 분류되었고, 오랫동안 제국의 역사에서 빠졌다. 분류가 서술을 정한 사례다.

같은 행위가 바다를 건너면 식민이고 육지로 이어지면 개척이라면, 그 구별은 무엇을 위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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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미국 시리즈의 한 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