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받던 쪽이 지배하는 쪽이 되기까지

1480 · 러시아 모스크바

이 시리즈가 다룬 제국들은 대개 변경의 작은 세력에서 출발했다. 페르시아는 산악의 왕국이었고 오스만은 스무 개 넘는 소국 중 하나였다. 러시아는 조금 다르다. 정복당한 쪽에서 시작한다.

1240년 몽골의 군대가 키예프를 함락한 뒤 루스의 공국들은 240년 동안 칸국에 세금을 바쳤다. 세금만이 아니었다 — 대공의 자리에 누가 앉을지를 칸이 정했고, 공들은 허가증을 받으러 칸의 궁정에 다녀와야 했다.

모스크바는 그 구조 안에서 자랐다. 여러 공국의 세금을 대신 걷어 칸에게 바치는 자리를 얻었고, 그 과정에서 걷은 것의 일부를 남겼으며, 칸의 권위를 빌려 다른 공국들 위에 섰다. 종주국의 대리인이라는 자리가 성장의 발판이었다.

1480년 두 군대가 우그라 강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다 물러섰다. 큰 전투 없이 종속이 끝난 것으로 기록된다. 그리고 곧 새로운 주장이 등장한다 —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된 지 27년 뒤였고, 모스크바가 제3의 로마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같은 시기 오스만의 술탄도 로마의 카이사르를 칭호에 넣고 있었다. 무너진 제국 하나의 유산을 두고 두 세력이 각자 상속을 주장한 것이다.

이 240년이 러시아에 무엇을 남겼는지는 오래 논쟁거리였다. 세금 징수와 인구 조사, 역참 제도, 절대적 군주권의 관념이 칸국에서 왔다는 주장이 있고, 그것을 과장이라 보는 견해도 있다. 어느 쪽이든 이 시기가 러시아 국가 형성의 조건이었다는 데는 대체로 동의한다.

분명한 것은 방향이다. 벗어난 지 70년 만에 러시아는 카잔과 아스트라한 칸국을 병합한다. 자신을 지배하던 세력의 조각들을 차례로 삼킨 것이다.

지배받은 경험은 그 나라를 어떻게 바꿀까? 당한 쪽이 하는 쪽이 될 때, 그 경험은 자제의 근거가 될까 정당화의 근거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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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러시아 시리즈의 한 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