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살아남은 이유

1241 · 폴란드 레그니차

1241년 몽골군이 폴란드와 헝가리를 차례로 격파하고 오스트리아 문턱까지 닿았다. 유럽의 기사 군대는 상대가 되지 못했다. 중장갑 기병이 정면 돌격하는 전술은 활을 쏘며 물러났다가 되돌아오는 초원의 전법 앞에서 무력했다.

그런데 그해 겨울 대칸의 부고가 전해지자 군대가 회군했다. 후계를 정하는 회의에 참여해야 했기 때문이다. 유럽이 살아남은 것은 방어의 결과가 아니라 초원의 상속 절차 때문이었다.

같은 시기 유라시아 반대편 끝에서 고려는 같은 제국을 상대로 버티고 있었다. 폴란드와 헝가리가 한 번의 전투로 무너진 것과 대비된다. 바다와 산성이라는 지형 조건, 그리고 장기전을 감수한 선택이 그 차이를 만들었다.

유럽은 공황에 빠졌고, 교황과 프랑스 왕이 이들의 정체를 파악하려 사절을 보냈다. 그 여행기가 유럽에 아시아를 알리는 첫 상세한 기록이 된다. 공포에서 시작된 접촉이 지식이 된 셈이다.

한 가지 덧붙이면, 몽골의 팽창을 멈춘 것은 결국 외부의 저항보다 내부의 분열이었다. 1260년 대칸 자리를 두고 내전이 벌어지며 제국은 여러 칸국으로 갈라진다.

역사의 큰 방향이 우연한 사건 하나로 바뀔 수 있다면, 우리가 필연이라 부르는 것들은 얼마나 단단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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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몽골 시리즈의 한 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