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3년 독일 왕을 뽑는 선제후들이 스위스 산간의 이름 없는 백작을 골랐다. 이유는 단순했다 — 약해 보였기 때문이다. 강한 인물을 세우면 자기들의 권한이 줄어든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런데 이 사람이 5년 뒤 오스트리아를 손에 넣었고, 그 가문이 640년을 이어간다. 이 시리즈에서 가장 작게 시작하는 제국이며, 커지는 방식도 다르다.
1477년의 일이 그 방식을 보여준다. 부르고뉴 공작이 전사하고 외동딸이 상속자가 되었다. 그 딸과 합스부르크 가문의 아들이 혼인하면서 유럽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이던 네덜란드와 플랑드르가 한 번에 들어왔다. 전쟁이 아니라 혼인으로 얻은 것이다.
같은 일이 반복된다. 손자 대에는 스페인 왕가와의 이중 혼인으로 스페인과 아메리카가 들어왔고, 1526년에는 헝가리 왕이 후사 없이 전사하면서 보헤미아와 헝가리의 왕관이 협약대로 넘어왔다.
뒤에 이 가문의 방식을 요약하는 문장이 만들어진다 — 전쟁은 남들에게 맡겨라, 행복한 오스트리아여 너는 결혼하라.
이 방식의 강점은 분명하다. 전쟁 비용 없이 커지고, 얻은 지역의 기존 제도와 특권을 인정한 채 왕관만 겸하면 된다. 각 지역은 자기 의회와 법을 유지했고, 그래서 저항도 적었다.
약점도 같은 자리에 있다. 상속으로 모은 것은 상속으로 갈라진다. 1556년 한 사람이 겸하던 왕관들이 아들과 동생에게 나뉘었고, 1740년에는 아들 없이 죽은 황제의 딸이 상속할 수 있는가를 두고 유럽이 8년을 싸웠다. 그리고 1918년, 여러 지역이 각자 떠나면서 제국은 조각으로 흩어진다.
하나로 묶은 힘이 애초에 정복이 아니었기 때문에, 풀릴 때도 정복당해서 풀린 것이 아니었다.
힘으로 모은 것과 계약으로 모은 것 중 어느 쪽이 더 오래갈까? 그리고 오래간다는 것은 무엇을 뜻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