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 편이 마지막인가 — 열여섯 편의 결산

-612 · 이라크 니네베

기원전 612년 바빌로니아와 메디아가 손을 잡고 니네베를 함락했다. 3년 뒤 하란에서 마지막 왕실이 끝났다. 1,200년 넘게 이어진 이름이 사라졌고, 다시는 그 이름의 국가가 서지 않았다.

최대 판도에 이른 지 60년 만이었다. 무너지는 데는 몇 년이 걸리지 않았다.

왜 이렇게 빨랐을까. 계승 분쟁으로 중앙이 흔들렸고, 이집트 원정과 내전으로 자원이 소모되었으며, 무엇보다 정복지 주민을 대규모로 옮긴 정책이 제국 안에 원한을 쌓아 두었다. 공포로 얻은 복종은 힘이 약해지는 순간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다.

이 시리즈는 열여섯 편을 돌아 여기서 끝난다. 만들어진 순서로는 마지막이고 시대로는 처음인 편이다. 결산을 적는다.

**하나. 제국은 주인공이되 영웅이 아니다.** 열여섯 편 모두에서 최대 판도의 시점 옆에 그 대가를 적었다. 청의 1759년에는 사라진 준가르를, 스페인의 1545년에는 포토시의 강제 노동을, 대영제국의 1919년에는 암리차르를, 일본의 1942년에는 점령지의 동원을 나란히 놓았다. 지도에서 색이 넓어지는 것을 볼 때 그 색이 덮은 자리에 무엇이 있었는지는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둘. 한반도는 변두리가 아니라 접점이었다.** 한·당 편의 한사군과 나당전쟁, 몽골 편의 40년, 청 편의 병자호란, 일본 편의 36년, 미국 편의 38선. 제국들이 부딪치는 자리에 있었다는 것은 약했다는 뜻이 아니라 그 자리가 중요했다는 뜻이다. 지도의 라벨에서 「복속」이라는 말을 빼고 「접점」으로 바꾼 것도 그래서다.

**셋. 조공은 스펙트럼이었다.** 한이 흉노에 비단을 보내던 시기가 있었고, 류큐는 두 종주국을 두었으며, 베트남은 이기고도 책봉을 받았고, 조선의 사대는 1637년과 1882년이 전혀 달랐다. 같은 이름의 관계가 시대와 상대에 따라 완전히 다른 무게를 가졌다.

**넷. 확정된 사실의 부정에는 중립하지 않는다.** 오스만 편의 아르메니아인 학살에서 이 원칙을 세웠고, 일본 편의 강제동원과 위안부에서 같게 적용했으며, 미국 편의 베트남에서 우리 자신에게도 적용했다. 원칙은 상대를 가려서 쓸 수 없다.

**다섯. 제국이 남기는 것은 대개 그 제국이 의도한 것이 아니다.** 아시리아의 강제 이주가 아람어를 퍼뜨렸고, 대영제국이 만든 연결망이 독립운동의 통로가 되었으며, 합스부르크가 해체되며 나온 민족자결 원칙이 한반도의 3·1운동에 닿았다. 그리고 잔혹함을 자랑하던 왕의 도서관이 인류의 가장 오래된 문학을 지켜 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이 시리즈가 다룬 열여섯 제국 중 지금도 그 이름으로 존재하는 나라는 하나도 없다. 가장 오래간 것도 600년이었다. 무너지는 이유는 제각각이었지만 무너졌다는 사실은 같다.

그렇다면 우리는 제국의 역사를 왜 읽는가. 지나간 것을 구경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의 국경과 언어와 종교와 갈등의 상당 부분이 이 제국들이 남긴 것이기 때문이다. 1947년의 선도, 1945년의 선도, 오스만이 해체되며 그어진 선도 아직 그 자리에 있다.

제국은 끝났고 제국이 만든 조건은 남았다. 그것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다르다.

열여섯 편을 지나온 지금, 당신은 「제국」이라는 말을 무엇이라고 정의하겠습니까? 그리고 그 정의를 오늘의 세계에 적용하면 무엇이 보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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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아시리아 시리즈의 한 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