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종교가 참이고 어떤 종교가 거짓인지, 무엇이 정통이고 무엇이 이단·사이비인지 — 그것은 신학의 물음이고, 이 시리즈가 답하려는 질문이 아니다. 여기서 따라가는 것은 훨씬 구체적이고 세속적인 것이다: 종교의 형식을 빌려 실제로 어떤 범죄가 저질러졌고, 법은 그것을 어떻게 판단했으며, 신격화된 지도자의 권력이 사람과 사회에 어떤 상처를 남겼는가.\n\n한국 근현대사에는 이 물음을 피할 수 없게 만드는 사건들이 있다. 일제강점기 수백 명을 암매장한 백백교, 1987년 서른두 명이 한 공장 천장에서 숨진 채 발견된 오대양, 대법원이 교주의 성범죄에 유죄를 확정한 JMS. 이들은 "믿음이 틀렸다"는 이유가 아니라 "사람을 죽이거나 착취한" 범죄로 역사에 남았다.\n\n동시에 조심해야 할 것도 있다. 신흥 종교라고 모두 범죄집단인 것은 아니며, "사이비"라는 낙인은 때로 정당한 신앙까지 매도하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이 시리즈는 단정의 언어를 아낀다. 확정판결이 있으면 그것을, 수사 결과가 있으면 그것을, 무죄가 난 혐의는 무죄임을 그대로 적는다. 그리고 하나의 공통된 구조에 주목한다 — 지도자가 신으로 격상되고, 신도의 판단력이 무력화되며, 그 권력이 재산·성·때로는 생명, 그리고 표(票)로까지 뻗어가는 구조. 교주와 권력의 이야기다.
프롤로그 — "사이비냐"가 아니라 "무슨 일이 있었나"
출처
- [reference]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신종교」 항목
이 글은 교주와 권력 시리즈의 한 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