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전문 ⑨ 「국민투표에 의하여 개정한다」 — 문장이 닫히는 자리

1987 10월 29일 ·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원문

1948년 7월 12일에 제정되고 8차에 걸쳐 개정된 헌법을 이제 국회의 의결을 거쳐 국민투표에 의하여 개정한다.

전문 전체에서 유일한 마침표가 여기 찍힌다. 1948년 7월 12일은 제헌헌법이 국회를 통과한 날이며, 공포된 날은 7월 17일(제헌절)이다.

현대어로 읽기

1948년 7월 12일에 만들어지고 여덟 차례 고쳐 온 헌법을 이제 국회의 의결을 거쳐 국민투표로 고칩니다. 마침내 문장이 닫힙니다. 전문 전체에서 마침표는 여기 하나뿐입니다. 이 마디에는 날짜가 하나 박혀 있습니다. 1948년 7월 12일. 제헌헌법이 국회를 통과한 날입니다. 공포된 날은 닷새 뒤인 7월 17일이고, 우리가 제헌절로 기념하는 날이 그날입니다. 「8차에 걸쳐 개정된」이라는 표현도 그대로 읽어 둘 만합니다. 헌법이 여덟 번 고쳐졌다는 사실을 헌법 자신이 적어 놓았습니다. 그 여덟 번 안에는 4·19 이후의 개정도, 유신헌법도 들어 있습니다. 헌법은 자기 이력을 지우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절차가 나옵니다. 국회의 의결을 거쳐 국민투표로 개정한다는 것. 국회만으로는 끝나지 않고 국민투표를 거쳐야 한다고 못박았습니다. 이제 처음으로 돌아가 뼈대만 다시 보겠습니다. 「우리 대한국민은 …… 헌법을 …… 개정한다.」 300자 남짓을 지나 문장이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시작에서 주어였던 국민이 끝에서 개정의 주체로 다시 나타납니다. 그 사이에 있던 모든 말은 국민이 무엇을 계승하고 무엇을 하려 하는지를 설명한 것이었습니다. 헌법 전문을 한 문장으로 쓴 이유가 여기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장을 끊지 않음으로써, 주어와 서술어 사이의 모든 것이 하나의 약속으로 묶입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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